오랫동안 어떤 대상을 주의깊게 관찰하다보면, 예리한 통찰력을 갖게 된다. 특히 이해관계가 없는 외부인들은 내부인들에 비해 냉정하게 상황을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한 유럽 특파원이 지한파 외교관을 만날 때마다 의례히 받게 되는 두 가지 질문은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 1. 조선일보의 정철환 특파원은 8월 23일자 "탈아했지만, 입구는 못한 나라"는 다소 진부하고 어려운 제목의 글을 올렸다. 칼럼에는 한국인들이라면 누구든지 주목해야 할 내용이 있다. 지한파 외교관들이 자주 묻는 질문은 두가지다. 하나는 "윤석열 대통령이 조만간 탄핵될 것 같냐"는 질문이다. 다른 하나는 “이재명 의원이 집권하면 한·미, 한·유럽 관계가 어떻게 될 것 같냐”는 질문이다. 2. 지한파 외교관의 두가지 질문에 더해서 정철환 특파원은 이런 설명을 더한다. "이미 두 이미 두 가지 전제가 깔린 질문이다. 일단 한국에 탄핵 정국이 닥치면 이재명 의원이 다음번 대선 주자로 유력하다는 것, 또 그의 외교 정책은 지금과는 크게 다를 것이란 예상이다. 3. 정철환 특파원의 글에서 나는 지한파 외교관들이 놓친 결정적인 부분을 간략하게 설명하려 한다. 오랫동안 한국을 지켜봐온 외교관들이 할지라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제어되지 않는 정치권력은 개혁의 이름으로, 국민의 이름으로, 큼직큼직한 제도 개혁을 시도해 왔다. 제도 변경을 시도할 때마다 근사한 명분을 내걸었지만, 어김없이 정치적 이득이 빠지지 않았다. 이번 정부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앞으로 이 나라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지를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 1. 문재인 정부 하에서는 여러가지 제도 변경 가운데 손에 꼽을 수 있는 것은 탈원전 정책, 소득주도성장(임금주도성장) 정책 그리고 임대차 보호법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아직도 눈에 선한 장면은 코로나가 막기 확산되기 시작할 무렵에 여의도 광장에 모인 다가구 주택 소유자들의 울부짖는 호소와 눈물이다. 2. 윤석열 정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의료계와 충분한 협의를 하지 않은 채, 아무 근거가 없는 의대증원 정책으로 지금 한바탕 난리를 치루고 있다. 지금 방송들이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는 응급실 위기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는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정책 당국자들을 보면,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3.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 70여년간 차곡차곡 축적되어온 원전산업은 하나의 생태계에 비유할
1. 윤석열 대통령 연설문에 자주 등장하는 키워드가 바로 '자유'이다. 79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지나치다고 할 정도로 자유 예찬이 광복절 경축사를 가득 채우고 있다. 하나하나 세보지 않았지만 수십 번의 '자유'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2. 광복절 경축사에 등장하는 '자유'는 다음과 같다. "이 위대한 여정을 관통하는 가치는 바로 자유입니다. 우리의 광복은, 자유를 향한 투쟁의 결실이었습니다." "먼저, 우리 스스로 자유의 가치에 대한 확신을 더욱 강하게 가져야 합니다. 우리 안의 자유를 굳건히 지켜야만, 우리가 자유민주주의 통일을 주도하는 통일 추진 세력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저유는 투쟁으로 얻어내는 것입니다. 결코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저와 정부는 우리 사회에서 자유의 가치를 지켜내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3. 대통령 경축사를 접하면서 나는 윤 대통령에게 묻고 싶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민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해 왔습니까?" 아마도 윤 대통령은 "그렇다"라고 답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전혀 반대의 의견을 제시할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화려한 취임사와 광복절 경축사 등에서
코로나 재유행을 앞에 두고 사태를 안일하게 보는 사람들이 많다. 그동안 코로나 방역이 정치적인 목적으로 활용되어 온 탓에 일반 시민들 가운데 코로나 방역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예상보다 많다. 1. 위급 상황이 발생하면 누구보다는 현장과 질병을 잘 아는 의사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중요하고 필요하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는 전문가 이야기를 쓸모없는 것 정도로 여기게 되었다. 지금 초미의 관심꺼리가 된 윤석열 정부의 의료개혁도 결국 전문가 의견을 듣지 않는데서부터 비롯되지 않았는가! 2. 지난 7월 31일 경기 북부 한 대학병원에 재직 중인 응급센터 전문의의 현장 소식을 듣고 계속해서 코로나의 확산을 주의깊게 지켜보았다. 또한 현장 의사들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실방송으로 전해 왔다. 일선 의사들의 생생한 현장 이야기, 일선 의사들에 의한 코로나 양성자들에 대한 처방전 발급 상황, 코로나 치료제 재고 부족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약사들, 제주 하수처리장의 코로나 바이러스균 평소보다 20배 배출 등을 모두 종합하면 대규모 유행을 걱정해야 할 시점이다. 3. 하지만 무슨 이유인지 정부는 이례적일 정도로 행동이 느리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은 일들이 많은 세상이 되었다. 탄핵이 누구 집 아이 이름처럼 불리는 세상, 대통령이 거부권을 밥먹듯이 행사하지 않을 수 없는 세상, 누가 보더라도 범죄 혐의가 명백하지만 세상을 활보하고 다니는 사람들. 온전한 세상이라면 좀처럼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1. 아침에 우연히 한 분의 페이스북에서 이런 글을 만났다. 이 분에게는 지금 상황이 무척 생경하고 당혹스런 모양이다. 사실 나는 아무렇지 않은데 말이다. 아무렇지 않다는 이야기는 이미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음을 뜻한다. "조국 가족들을 보면 죄를 지었어도 정치를 하고 정당을 만들고 대표도 하고 아들은 연대대학원 입학취소되는가 했더니 서울대 대학원 합격하고 조민은 아무탈없이 의대 졸업하고 의사도 되었다가 취소되는가 하면 인플루언서로 떴다가 조용히 각계각층의 축하를 받으며 명동성당에서 결혼식을 성대하게 치루었다. 정경심은 가석방되는가 싶었는데 김경수와 나란히 사면복권 명단에 오른다... 혼란스럽다." 출처: YS Jee님 페이스북 2. 지금 한국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어처구니 없는 대부분 일들의 근원이 선거공정성의 훼손 떄문이라고 분명히 지적할 수
의과대학 증원문제. 백번 양보해서 윤석열 대통령이 옳다고 가정해 보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꺼번에 60% 가깝게 의대증원을 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 이야기인가? 거칠고 미숙한 일처리 방식에 대해 실로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설령 윤 대통령이 옳다고 가정하더라도 5%, 10% 정도 선에서 점진적으로 바꾸어 가는 노력을 했어야 했다. 1. 2천명 증원 과정에서 의료계와 협의다운 협의도 없이 증원 정책을 밀어붙인 것은 윤 대통령이 평소에 세상사를 어떻게 대해 왔는지 그리고 세상을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한 단면이라고 생각한다. 몇십 년 동안 한 분야에 종사해 온 사람들은 다른 분야의 사람들이 도저히 범접할 수 있는 특별한 지식을 갖고 있다. 이런 부분을 깡그리 무시할 수 있다는 정신세계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단순히 무식하다 혹은 거칠다는 표현만으로 담아낼 수 없는 일이다. 2. 한편 이번 의대 증원 문제를 처리함에 있어서 한국의 기성세대가 얼마나 전체주의적이고 고압적인 일처리 방식에 익숙한지를 보여준 셈이다. 옳지 않은 일, 사실이 아닌 일을, 부끄러워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나이를 무기로, 자리를 무기로 젊은 세
"어쩌면 저렇게 거짓이 탄로났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밀어붙일 수 있을까?" 참으로 기이하고 부끄러운 일이다. 젊은 전공의나 의대생들을 전혀 설득할 수 없는 일이다. 전공의 복귀를 위해 앞으로 수십번의 재모집을 하더라도 그들의 마음을 돌이킬 수 없다. 또한 학사 운용 원칙을 선심쓰듯 만들어서 발표하더라도 의대생의 마음을 돌이킬 수 없다. 이유는 "거짓을 참으로 받아들이라"고 정부 당국자들이 계속해서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1. 전공의들은 오랫동안 과학을 해 온 사람들이다. 그들은 참이 아닌 것을, 그러니까 사실이 아닌 것을 참으로 그리고 사실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과학과 참과 거짓 그리고 사실과 비사실을 명료하게 구분시켜 주기 떄문이다. 나이든 관료들이 크게 실수하는 것은 본인들이 특혜라고 생각하는 것을 베풀면 젊은 세대들이 "내 고맙습니다"라고 받아들일 것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2. 한국 의료문제의 핵심은 의사수 부족이 아니다. 낮은 수가, 의료소송 등의 요인으로 필수의료과나 지방의료에 의사들이 가지 않는 것이다. 필수의료 전문의가 부족한 것이 아니다. 필수의료 전문의를 취득하고서도 그 분야의 종사하기를 거부한 사람들이 많은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가 나서야 합니다." 아침에 진행하는 실시간 방송 동안 한 분이 남긴 의견이다. 짧은 주장에 대해 문득 "왜, 그렇게 해야 하는 가?"라는 의문문이 스쳐 지나갔다. 1. 대통령 스스로 자신을 지킬 수 있으면, 지키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의 의외로 많을 것이다. 그 분이 남긴 주장에서 떠오른 생각은 이렇다. "왜, 대통령을 우리가 보호해야 하는가? 대통령이 실력이 있으면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것이 아닌가? 내가 혹은 우리가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모은 이유가 있는 것일까? 그냥 대통령이라고 해서 지키기 위해 나서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그동안 대통령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했는가? 과연 헌법이 규정한대로 국가를 보위하고 국민을 지키기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는가?" 2.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의견이 제각각일 것이다. 어떤 분은 보호해야 한다는 쪽에, 또 어떤 분은 왜 보호해야 하는 가라는 쪽에 설 것이다. 내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년 6개월 남짓한 기간동안 치루어진 네 번의 공직선거에서 선거결과에 깊은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의문을 가질
자기 조상들과 자기나라 역사를 미화하고 싶어하는 것은 사람이면 비슷비슷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솔직한 이야기를 한번 해 보면 좋겠다. 지나치게 후한 대접을 받는 조선의 역사를 생각하면 여러분은 어떤 것이 먼저 떠오르는가? 사람마다 제각각이겠지만, 나는 점령한 곳의 사람이 아니라 자기와 같은 민족을 대상으로 엄청나게 가혹한 노비제를 실시한 것이 먼저 떠오른다. 그 다음에는 후기 조선으로 올수록 관리들이 민간인을 무자비할 정도로 수탈한 것이 떠오른다. 마지막으로 늘 국난을 대비하지 못하고 허둥지둥 당하고 나서야 야단법썩을 뜨는 것이 떠오른다. 물론 정파로 나누어서 죽도록 싸운 것은 잠시 제쳐두도록 하겠다. 1. 조선을 떠올리게 되는 것은 2월부터 시작된 정부와 젊은 의사들의 충돌 때문이다. 어쩌면 저럴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보건복지부 고위관리들은 처음부터 작심하고 전공의들을 굴복시키기 위하여 진료유지명령, 사직서수리금지명령, 면허취소 행정명령 등을 갖고 으름장을 놓았다. 여기에다 여론전에 승리하기 위해서 특정 직역 사람들을 적이나 악마로 설정하고 광고비를 집행해 가면서 의사의 악마화 작업을 추진하였다. 2. 정부가 추진한 강압 정책 가운데 어느 것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