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얼마 전에 <조선일보>의 ‘최보식 선임기자’가 서강대 최진석 철학과 명예교수와 가진 인터뷰를 다른 적이 있다. 현직을 떠난 한 지식인이 관찰자 입장에서 한국 정치와 집권층 그리고 한국 사회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전망을 돕는 인터뷰였다. 2. 이번에는 1월 15일, <중앙일보>의 고정애 논설의원과 최진석 교수가 가진 인터뷰를 소개한다. “민주화 세력의 자아도취가 나라 멈추게 했다”라는 제목이 붙어있다. 고정애 논설위원: 이렇게 망가지게 된 것은) 결국 거짓말 때문인가? 최진석 명예교수: “그렇다. 말이 신뢰를 잃으면 정치가 신뢰를 잃는 것이고 삶에서 신뢰를 잃는 것이다. 삶에서 신뢰를 잃는 현상이 염치·수치심을 모르는 것이다. 말의 신뢰가 무너지는 걸 보고 큰일 났다 싶었다. 염치를 모르니 말을 해놓고 지키지 않고도 당당하다. 조국 수호와 검찰개혁을 일치시킨다든지 검찰 장악을 검찰개혁이라고 부른다든지. 말이 길을 잃었다. 말이 길을 잃으면 정치가 길을 잃는다.” "그렇다. 모두 맞는 말이다." 그런데 말도 결국은 생각에서 나온다. 처음부터 문정권은 나라를 어렵게 할 수 밖에 없다. ‘생각, 이념’ 등이 모두 현실과 유리되어 튀틀려
[이영세의 유학일기 3] "오랜 친구와 뜻밖에 만나다" 1. 이윽고 필라델피아에 도착하였다. 필라 유펜에는 내 고교 친구가 먼저 와 공부하고 있었다. 그는 서울공대 나와 금속공학을 전공하는 공학도였는데 내가 미국가기 전에 그 친구에게 편지를 써서 그곳 상황을 물은 적이 있었다. 그는 개학이 임박하여 국제전보로 그저 "Come to Philadelphia"라고만 보내왔다. 그래서 전혀 그곳 사정을 모른체 간 것이다. 그는 학교캠퍼스가 있는 international house란 당시 기준으로 모던한 아파트에 이미 결혼하여 살고 있었다. 그는 나를 반갑게 맞아주면서 저녁을 자기 아파트에서 하자고 하였다. 나는 아직 아파트도 정하지를 않아 갈 곳도 없었다. 2. 친구 아파트에 가니 그기에 왠 낯익은 친구가 앉아있지 않은가? 깜짝 놀라 자네가 어찌 여기에 있나?라고 물었다. 그는 내 중고교 동기로 클럽활동을 같이 한 친구인데 서울치대를 다니다가 부인과 결혼하여 미국에 2년전 중부 어느 대학에 다니고 있었던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 그를 부부와 함께 친구 아파트에서 필라에서 첫날 만나다니...그는 유펜 덴탈스쿨에 입학허가를 받아 왔다는 것이다. 필라에 온 첫날 고교친구
[이영세의 유학일기 2] "1970년대 미국 도시의 실상을 보다" 1. 그러나 막상 필라델피아에 가까이 오자 미국에 대한 환상은 실망으로 바뀌었다. 건물 벽마다 흑인이 갈겨 쓴 낙서들이 즐비하였고 길에는 쓰레기들이 이리저리 뒹굴고 있었다. 내가 공부하기로 된 유펜 캠퍼스에 가까이 오자 이러한 나의 실망은 절망으로 변했다. 학교주변은 슬럼이었다. 우중충한 낡디 낡은 집들에는 흑인들과 노인들만 살고 있는 듯했다. 학교 캠퍼스도 캠퍼스라고 할 것도 없이 그저 길위에 낡고 낡은 학교건물만 있고 내가 상상하던 넓고 푸른 잔디위에 아름다운 건물은 찾아볼 길이 없었다. 2. 내가 미국까지 공부하러 왔는데 이런 캠퍼스에서 앞으로 몇 년간을 지내야 한다니 내가 몰라도 너무 모르고 왔다 싶은 후회가 생겼다. 그제사 한국에서 어느 교수분이 내가 유펜간다고 하니까 미국에 아름다운 캠퍼스가 많은데 하필이면 슬럼에 둘러쌓인 그런 대학에 가느냐 공부도 좋지만 경치좋은데서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씀하신 말씀이 생각났다. 나의 실망감은 날이 갈쑤록 더 심해졌다. 당시 필라델피아는 범죄율이 전 미국 4위가 되는 도시여서 시장이 치안을 담당하는 이탈리아계의 경찰출신이라고 하였다. 더욱 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