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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영세의 유학일기 2] "1970년대 미국 도시의 실상을 보다" 

유펜 캠퍼스에 가까이 오자 이러한 나의 실망은 절망으로 변하고,
당시 필라델피아는 범죄율이 전 미국 4위 기록

[이영세의 유학일기 2] "1970년대 미국 도시의 실상을 보다" 

 

1.

그러나 막상 필라델피아에 가까이 오자 미국에 대한 환상은 실망으로 바뀌었다. 건물 벽마다 흑인이 갈겨 쓴 낙서들이 즐비하였고 길에는 쓰레기들이 이리저리 뒹굴고 있었다. 내가 공부하기로 된 유펜 캠퍼스에 가까이 오자 이러한 나의 실망은 절망으로 변했다.

 

학교주변은 슬럼이었다. 우중충한 낡디 낡은 집들에는 흑인들과 노인들만 살고 있는 듯했다. 학교 캠퍼스도 캠퍼스라고 할 것도 없이 그저 길위에 낡고 낡은 학교건물만 있고 내가 상상하던 넓고 푸른 잔디위에 아름다운 건물은 찾아볼 길이 없었다.

 

2.

내가 미국까지 공부하러 왔는데 이런 캠퍼스에서 앞으로 몇 년간을 지내야 한다니 내가 몰라도 너무 모르고 왔다 싶은 후회가 생겼다. 그제사 한국에서 어느 교수분이 내가 유펜간다고 하니까 미국에 아름다운 캠퍼스가 많은데 하필이면 슬럼에 둘러쌓인 그런 대학에 가느냐 공부도 좋지만 경치좋은데서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씀하신 말씀이 생각났다.

 

나의 실망감은 날이 갈쑤록 더 심해졌다. 당시 필라델피아는 범죄율이 전 미국 4위가 되는 도시여서 시장이 치안을 담당하는 이탈리아계의 경찰출신이라고 하였다. 더욱 놀라운 일은 학교신문에 한 여학생이 흑인에게 학교화장실에서 강간당했다는 기사가 나온 것이다. 그래서 저녁에는 학교 경찰이 여학생들의 요청이 오면 숙소까지 보호해 주곤 하였다.

 

3. 

또한 매일 밤늦은 시간에는 총소리와 함께 경찰차가 사이렌을 울리면서 범죄자를 잡으러 달려가는 소리가 귀를 따갑게 하였다. 필라델피아에 먼저 온 교민들은 트롤리를 타려거든 미리 달러를 20불 정도 가지고 다니다가 흑인이 요구하면 무조건 주라고 하는 당부도 들었다.

 

잘못 하면 칼을 맞거나 총을 맞을수 있다는 것이다. 당시 70년대 미국의 도시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렇게 범죄도시로 변해가고 있었던 것이다(다음에 계속)

- 글쓴이: 이영세 박사(전 서강대 교수, 펜실베니아대 경제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