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세의 유학일기 3] "오랜 친구와 뜻밖에 만나다"
1.
이윽고 필라델피아에 도착하였다. 필라 유펜에는 내 고교 친구가 먼저 와 공부하고 있었다. 그는 서울공대 나와 금속공학을 전공하는 공학도였는데 내가 미국가기 전에 그 친구에게 편지를 써서 그곳 상황을 물은 적이 있었다. 그는 개학이 임박하여 국제전보로 그저 "Come to Philadelphia"라고만 보내왔다. 그래서 전혀 그곳 사정을 모른체 간 것이다.
그는 학교캠퍼스가 있는 international house란 당시 기준으로 모던한 아파트에 이미 결혼하여 살고 있었다. 그는 나를 반갑게 맞아주면서 저녁을 자기 아파트에서 하자고 하였다. 나는 아직 아파트도 정하지를 않아 갈 곳도 없었다.
2.
친구 아파트에 가니 그기에 왠 낯익은 친구가 앉아있지 않은가? 깜짝 놀라 자네가 어찌 여기에 있나?라고 물었다. 그는 내 중고교 동기로 클럽활동을 같이 한 친구인데 서울치대를 다니다가 부인과 결혼하여 미국에 2년전 중부 어느 대학에 다니고 있었던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 그를 부부와 함께 친구 아파트에서 필라에서 첫날 만나다니...그는 유펜 덴탈스쿨에 입학허가를 받아 왔다는 것이다. 필라에 온 첫날 고교친구 동기회를 하게 된 셈이었다. 당시 이역만리에서 친구를 그것도 전혀 예상치 않은 곳에서 만난 것은 일종의 사건이었다.
3.
친구들과 반가운 해후를 하고 공대 K친구의 안내로 다음날 은행계좌를 열고 아파트를 구하였다. 그리고 학교에 가 안내를 받아 등록을 비롯한 제반 절차를 밟았다. 아파트는 오래되어 낡았지만 주변에 나무가 많고 조용하여 그곳에 정하였다.
그리고 경비를 절약하기 위해 한국유학생 한분과 같이 쉐어하기로 하였다. 나는 태평양을 건널 때 만약 학위를 못 받으면 태평양에 빠져죽을 각오를 하였다. 그래서 개학과 더불어 다시 각오를 단단히 하였다. 긴장이 바짝 되었다(다음에 계속)
- 글쓴이: 이영세 박사(전 서강대 교수, 펜실베니아대 경제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