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는 물론 유럽의 부유층이 많이 찾는 토스카나주 해변 마을 포르테 데이 마르미(Forte dei Marmi). '대리석의 요새'라는 뜻을 가진 이 마을이 유명해진 것은 드넓은 백사장을 가진 아름다운 바다를 끼고 늘어선 고급 비치클럽 때문이다. 여름만 되면 마을 인구 세배인 2만명가량의 유럽 상류층 피서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이중에서도 단연 명소는 세계적인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 가족이 소유한 비치클럽이다. 전 세계 명사들이 수시로 드나들며 사교 모임을 하는 장소다. 이 보첼리의 비치클럽이 19일(현지시간) 오롯이 한국 조각가 박은선(56)을 위해 개방됐다. 클럽 내 곳곳에는 박 작가가 제작한 대형 작품이 설치돼 눈길을 사로잡았고 박 작가는 쉴새 없이 밀려드는 손님 맞이에 여념이 없었다. 이탈리아 3대 갤러리 가운데 하나인 콘티니(Contini) 아트 갤러리가 기획하고 보첼리가 주최한 박은선 조각전 '바다에서 무한으로'(Dal Mare All'infinito) 개막식에 초대된 이들이다. 조각계 큰 손으로 통하는 유수 컬렉터들과 박 작가 작품 애호가들도 다수 포함됐다. 만찬이 막 시작되고 느지막이 비치클럽에 모습을 드러낸 보첼리도 부인과 함께 먼저 박 작
배우 윤여정이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영화 '미나리'는 15일(현지시간) 발표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서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 여우조연, 남우주연, 각본, 음악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윤여정은 영화 데뷔 50년만, 74세의 나이에 한국 영화 102년 역사에서 첫 아카데미 연기상 후보라는 기록을 썼다. 지난해 한국 영화 최초로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작품상 등 4개 부문을 석권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이루지 못한 유일한 성과다. 윤여정은 마리아 바카로바(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 글렌 클로스(힐빌리의 노래), 올리비아 콜맨(더 파더), 어맨다 사이프리드(맹크) 등 쟁쟁한 배우들과 트로피를 다투게 됐다. 1980년대 미국 남부 아칸소주 농장으로 이주한 한인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미나리'에서 가장 제이컵을 연기한 한국계 미국 배우 스티븐 연도 아시아계 미국인 최초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5살에 캐나다로 이민한 뒤 미국으로 이주한 스티븐 연은 미국 TV시리즈 '워킹데드'의 글렌 역으로 이름을 알렸다. 제91회 아카데미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대학에서 한국어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19년 미 현대언어협회가 발표한 ‘2013년에서 2016년까지 미국 내 대학교 외국어 수강 신청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어와 중국어 수강 신청은 8,000% 증가한 반면 한국어는 53,000% 이상 증가했다. 미 현대언어협회(MLA: The Modern Language Association of America)는 언어와 문학에 대한 연구와 교육을 장려하는 단체로 5년마다 설문조사를 통해 각 대학의 언어 교육 현황을 분석하고 발표한다. 미국 내 한국어 교사들의 학술단체인 북미한국어교육학회(AATK)도 120여 개 대학에서 한국어를 전공 또는 부전공으로 채택하고 있다는 자료를 공개했다. 외국어와 문화 교육으로 유명한 버몬트주 미들베리 대학의 한국어학원 강사희 교수는 “한국어가 작은 언어 중에 하나였는데 2008년부터 2013년까지 5년 동안 44%의 급속한 발전을 이뤘다. 다른 언어에 큰 폭으로 상승했다.”라고 말했다. 미국 대학에서 한국어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원인에 대해 학자들은 K-POP과 한국 드라마 등의 ‘한류’ 영향을 꼽는다. 강사희 교수는 한국어
『변희재의 태블릿 사용 설명서』 출간...태블릿 조작 수사의 실체 검찰은 JTBC가 보도한 태블릿의 실사용자가 김한수라는 증거를 처음부터 은폐‧조작 JTBC 태블릿은 국정농단의 증거가 아니라 검찰농단의 증거였다. 태블릿은 ‘비선실세’ 최서원(최순실)의 것이 아니고 처음부터 ‘현역’ 청와대 행정관 김한수의 것이었다. JTBC가 보도한 ‘최순실 태블릿PC’가 조작된 사실을 밝힌 책 ‘변희재의 태블릿 사용 설명서(미디어워치)’가 2월 1일 출간됐다. 저자는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 고문. 그는 JTBC의 태블릿 보도가 조작됐다는 증거를 취재하고 보도했다는 이유로 1년간 서울구치소에 수감되기도 했다. 명예훼손 혐의로 언론인을 구속한 초유의 사태였다. 저자는 구속 상태에서도 끝까지 무죄를 주장하며 3년여 간 법정 다툼을 계속했다. 그 과정에서 태블릿 사건은 단순히 JTBC가 허위 왜곡 보도한 것을 넘어 검찰과 특검이 조직적으로 태블릿 기기와 각종 보고서 등을 조작한 ‘검찰 조작 사건’이라는 증거가 쏟아졌다. 실제 검찰 특수본은 처음 수사할 때부터 태블릿의 실사용자가 누구인지에 대해선 포렌식 분석을 요구하지도 않았다. 태블릿은 무조건 ‘60대 왕컴맹 아줌마’ 최서원의 것
패션계의 전설, 기성복의 선구자로 불려온 프랑스 디자이너 피에르 가르뎅이 29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향년 98세. 유족은 이날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피에르 가르뎅이 이날 오전 일드프랑스 뇌이쉬르센의 병원에서 영원히 눈을 감았다고 밝혔다고 일간 르몽드, 프랑스앵포 방송 등이 전했다. 유족은 피에르 가르뎅이 "한평생 보여준 끈질긴 야망과 대담함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그는 세기를 넘나들며 프랑스와 세계에 독특한 예술적 유산을 남겼다"고 추모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프랑스인 중 하나로 꼽히는 피에르 가르뎅은 1922년 이탈리아에서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그가 2살이던 해에 부모와 함께 프랑스로 넘어왔다. 프랑스 생테티엔에서 14살에 처음 재단사로서 실과 바늘을 잡은 피에르 가르뎅은 1944년 패션의 도시 파리로 올라와 유명 디자이너 밑에서 영화 촬영에 쓰는 의상 등을 제작했다. 이때 장 콕토 감독의 영화 '미녀와 야수'(1946)에 사용할 의상을 만들었고, 콕토 감독의 소개로 크리스티앙 디오르를 알게 돼 1947년 디오르의 "첫번째" 재단사로 일했다. 1950년 자신의 브랜드를 내놓은 피에르 가르뎅은 1954년 엉덩이 부분을 둥그렇게 부풀
한국과 미국에서 언론인과 미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출신 직장인 등으로 정착에 성공한 탈북 남성 3명이 지난 연말에 미 대륙을 자동차로 여행하며 나눈 대화를 엮은 책이 최근 한국에서 출간됐습니다. 미국을 여행하면서 독특한 시각으로 북한과 외부 세계를 알기 쉽게 비교했는데, 남북한 모두에 유익한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김영권 기자가 공동 저자인 한국 ‘동아일보’의 주성하 기자를 전화로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책 제목이 흥미롭습니다. ‘어젯날 철천지원수의 땅에서 자유를 노래하다’인데, 어떻게 책을 내게 됐나요? 주성하) 특별히 작정하고 책을 쓴 게 아니고 (지난 연말에) 휴스턴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차로 횡단 여행을 계획해서 갔습니다. 그런데 가면서 우리가 나눈 대화가 너무 재밌는 겁니다. 우리는 북에서, 중국에서, 한국에서도 살아 보고 미국에 갔잖아요. 그러니까 다른 사람이 쉽게 가질 수 없는 시각과 견해와 사고의 대화가 나오는 거예요. 야 정말 재미있다. 그래서 이런 얘기를 책으로 써보자 그래서 책이 나오게 됐습니다. 기자) 함께 여행한 사람들이 모두 탈북 청년들이라고요? 주성하) 저하고 두 명인데, 캐릭터가 다 특색이 있어요. 저는 책 쓰는 시점에 16년
[디즈니만이 하는 것 ] 로버트 아이거 지음 / 안진환 옮김 / 쌤앤파커스 15년간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를 지냈던 로버트 아이거의 저서 《디즈니만이 하는 것》을 소개한다. 자신이 걸어온 길과 디즈니 경영의 핵심을 잘 버무린 책이다. 이 책의 성격은 ‘지난 15년간 디즈니를 이끌며 내가 배운 것들”이란 서문의 제목으로 압축된다. 아이거는 “내가 이 책을 집필하게 된 이유는 사업체를 운영하든 팀을 관리하든 공동의 목표를 위해 누군가와 협력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라고 밝힌다. 저자는 45년 넘게 미디어 분야에서 한우물을 팠고, 그중 15년간 디즈니 CEO로 일했다. 그 과정에서 다섯 가지 원칙을 세웠다. 첫째, 리스크를 감수하고 창의성을 장려한다. 둘째, 신뢰의 문화를 구축한다. 셋째, 자신에 대한 깊고 지속적인 호기심을 배양해 주변 사람들에게 영감을 불어넣는다. 넷째, 변화를 거부하지 않고 수용한다. 다섯째, 항상 정직하고 고결하게 세상을 살아간다. 저자는 ABC방송에 입사해 일일연속극 제작 현장의 가장 낮은 직급에서 출발했다. 이후 20가지 직무를 거치면서 총 14명의 직속 상사를 만났다.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와 엔터테인먼트산업의 미래를
[좁은 회랑] 대런 애쓰모글루, 제임스 A 지음 / 정경덕 옮김 / 시공사 미국의 독서계는 놀랍다. 연구자는 900여 쪽의 글을 쓰고, 독자들은 이를 소화해낸다. 전작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로 유명한 대런 애쓰모글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과 교수와 제임스 A 로빈슨 시카고대 해리스 공공정책대학원 정치학 교수가 또 다른 대작 《좁은 회랑》을 펴냈다. 《좁은 회랑》의 부제목은 ‘국가, 사회, 그리고 자유의 운명’이다. 이 책의 주제는 “강력한 국가와 시민의 자유는 어떻게 균형을 맞출 수 있을까”라는 질문의 해답을 찾는 것이다. 한걸음 나아가, 한 국가가 계속 번영과 자유의 길로 달려가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 책의 핵심 메시지는 ‘좁은 회랑’이란 용어에 담겨져 있다. 국가가 번영의 길로, 시민이 자유의 길 위에 있는 공간은 넓은 영역이 아니라 아주 좁은 회랑에 지나지 않는다. 세로축에 ‘국가의 힘’을, 가로축에 ‘시민의 힘’을 놓아 보자. 이 사이에 국가의 힘과 사회의 힘이 적절히 균형을 이룬 회랑이 형성된다. 만일 국가의 힘이 너무 강하면 국민은 독재로 고통을 받는다. 반면에 사회가 너무 강하면 무질서로 시민들은 혼란을
[1일 1강 논어 강독] 박재희 지음 / 김영사 마음에 들지 않는 일들을 자주 봐야 하는 시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은 앞을 가늠하기 힘들다. 코로나19 방역처럼 심리적 방역이 필요한 이때,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을 소개한다. 고전을 대중에게 쉽게 전달해온 박재희 민족문화컨텐츠연구원 원장의 《1일 1강 논어 강독》이다. 저자는 강원 홍천 천둥골 골짜기에 지은 오두막에서 이 책을 썼다. 이 책이 다른 논어 해설서와 가장 다른 부분은 논어를 완전히 해체해 재구성한 것이다. 저자가 직접 정한 9개 주제에 맞춰 구절들을 다시 배열했다. 9개 주제는 학습, 성찰, 관계, 사랑, 예악, 군자, 인재, 정치, 공자와 제자들이다. 저자는 이런 독자들이라면 자신의 책을 선택해 보라고 권한다. ‘논어를 현대적 언어로 쉽게 읽고 싶은 독자, 주제별 항목별로 체계적으로 읽고 쉽은 독자, 관심 분야를 중심으로 읽고 싶은 독자, 하루 한 문장이라도 꾸준히 읽고 싶은 독자.’ 저자는 논어를 두고 “공자와 제자, 귀족 간의 토론과 대화를 모아서 편집한 책”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공자의 어록’이다. 논어의 핵심 철학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학습’이다. 저자는
[레이건 일레븐] 폴 켄고르 지음 / 조평세 옮김 / 열아홉 “각자의 방식대로 그들의 삶을 만들어가는 평범한 사람들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상식과 예절, 바로 이것이 오늘날 미국 보수주의의 핵심입니다.” 1977년 2월, 로널드 레이건이 어느 연설에서 한 말이다. 보수주의는 생업의 현장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세계관이자 인생관의 한 부분이란 뜻이다. 그는 또 “보수주의의 지혜와 원칙들은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뿐 아니라 과거에 일어난 일들에서 뭔가를 기꺼이 배우려는 의지에서 비롯된다”며 “인류가 지금까지 경험해온 모든 것을 근거로 삼는다”고 덧붙였다. 1981년 미국 제40대 대통령이 된 레이건은 ‘보수주의 이념을 현실 세계에 가장 잘 구현한 정치인’이란 평가를 받는다. 미국 그로브시티칼리지의 정치학 교수인 폴 켄고르의 《레이건 일레븐》은 레이건 전 대통령과 그의 보수주의 원칙을 생동감 넘치는 글로 담아냈다. 이 책은 단순히 보수주의 원칙을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생활 속에서 보수주의 원칙들을 자기 삶의 기둥으로 삼는 방법을 다룬다. 그 중심엔 ‘레이건 보수주의의 11가지 원칙’이 있다. 이 원칙은 크게 4개 분야로 구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