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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단상] 살아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없다면, 사람은 엉뚱한 선택을 하기 쉬운 존재.

팍팍해지는 살림살이 등 다양한 이유 때문에 주변에서 발생하는 딱한 사건들이 늘어나는 추세. 결국 개인이 삶을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하고 살아갈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 주변에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지만, 스스로 일어서야 할 일.

"스스로 살아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없다면, 사람은 엉뚱한 선택을 하기 쉬운 존재"

주변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 소식이 신문에 오르곤 한다. 특정 연령층에 국한되지 않는 현상이 되고 있다. 살림살이가 팍팍해질 수록 이런 현상이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10대, 20대, 30대 처럼 더 살아야 할 연령층의 젊은이들 가운데 극단적인 선택이 늘어나는 일은 우려할 만한 일이다.

 

1. 

인간은 본래 자기중심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자기 자신을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바라보기 힘들다. 이처럼 의식적이고 의도적인 활동을 모두 '지적' 활동이라고 부를 수 있다. 본능과 감각을 넘어서 지적 활동으로 자신을 볼 수 있으면 삶에서 오는 긴장감과 부담감을 조금을 들 수 있지만 모두에게 이를 기대할 수는 없다. 

 

이 땅의 역사만 보더라도 지금처럼 전쟁이 없고, 먹을꺼리를 확보하는데 어렵지 않았던 시대는 없었을 것이다. 역사라는 긴 흐름에서 현재를 볼 수 있다면,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무게를 조금은 덜 수 있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그런 일을 기대할 수는 없다. 자기중심적인 존재는 현재의 자기만 주목하기 쉽기 때문이다. 

 

2.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환경이 녹녹치 않을 때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 가?"라는 의문문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이 질문에 답을 찾는 과정에서 우리는 지금 세대보다 훨씬 가혹한 환경에서 살아남은 자들의 지혜에 잠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삶에서 주어지는 여러 어려움 가운데서도 2차 세계대전 당시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은 사람만큼 가혹한 환경에 내던져진 존재는 드물 것이다. 

 

오스트리아 비엔나 출신의 정신과 의사인 빅터 프랑클은 수용소 체험기에서 이렇게 털어놓는다. 

 

"이 세상에 자신의 존재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을 일단 꺠닫게 되면, 생존에 대한 책임과 그것을 계속 지켜야 한다는 책임이 아주 중요한 의미로 부각된다. 사랑으로 자기를 기다리고 있을 아이나, 혹은 아직 완성하지 못한 일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게 된 사람은 자기 삶을 던져버리지 못할 것이다. 그는 ’왜‘ 살아야 하는지를 알고 있고, 그래서 그 ’어떤‘ 어려움도 견뎌낼 수 있다."

 

출처: Seealpsee, Schwende District, Switzerland / Daniel Sessler

 

3.

삶은 늘 불확실하다. 어떤 사람에게는 경제적 궁핍이 문제이고, 또 어떤 사람은 실직이 문제이고, 또 어떤 사람은 일상의 반복과 무료함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아마도 사람의 수만큼 어려운 과제가 숫자가 있을 것이다. 

 

그런 도전과제들이 어떤 일이든지 간에 자신은 유일무이한 존재이다. 이전에도 없었고, 지금도 없고, 이후에도 자신과 똑같은 존재는 없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지금'까지에 정말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과 손길과 희생이 있었음은 거부할 수 없는 사실이다. 부모의 숱한 도움이 없었다면 존재할 수 있는 어린아이가 어디에 있겠는가! 이렇게 자신의 전후 좌우를 지적으로 찬찬해 그리고 곰곰히 생각해 보는 것만으로 우리는 살아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단순히 살아야 할 이유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순간을 성실과 최선을 다해 살아내야 할 이유가 있다. 설령 그런 노력의 결과물이 자신이 보기에 또한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따라 하찮은 것이라 하더라도 그것은 별반 중요하지 않다. 자신이 살아내는 순간 순간은 이런 저런 경험들로 짜여진 천과 같다. "그대가 어떤 경험을 하더라도 그 경험은 누구의 경험과 같을 수 없고, 그 경험은 그 어떤 권력자도 빼앗아갈 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그 경험은 유일무이한 것이다. 

 

4. 

어려움이 있을 때면 전후좌우에서 자신을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바라볼 수가 있다면, 우리는 살아야 할 이유, 그리고 살아가야 할 이유를 찾아낼 가능성이 높다. 어려움의 수렁 속에서 허우적거릴 때 주변의 누군가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구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존재는 바로 '자기 자신'이다. 감각, 본능, 기분을 넘어서 자신의 전후 좌우를 '지적'으로 생각하는 것, 이것이 우리로 하여금 어떤 상황에 처하든지 간에 계속해서 진진하게 하는 힘이 될 것이다.

 

[ 공데일리 공병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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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놈들 3: 2022 대선, 무슨 짓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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