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악은 그 끝이 있게 마련이다"
설부른 전망을 하기 아직 이른 시점이지만, 선관위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저 친구들이 저렇게 감사를 거부하는 걸 봐서 채용비리 문제 그 이상이 있는 모양이다"까지 확장된 상태이다. 이제부터 관심은 과연 한국 사회가 선관위 문제의 핵심을 해결하고 넘어갈 수 있는 가라는 점이다.
1.
강물이 낮은 곳으로 향하듯이, 광범위한 범죄는 완전히 덮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남긴 범죄 흔적들이 덮기에는 너무 뚜렷하게 남아있기 떄문이다. 선거범죄에 직간접으로 간여한 자들의 심경은 지금쯤 어떨까? 저렇게 왁왁대다가 고위직 1~2명 정도에게 책임을 묻는 선에서 타협을 보게 될 것이다. 이것이 그들 다수의 입장일 것이다.
2.
이같은 자신감 때문에 선관위는 채용 비리에 대한 국민들의 원성이 하늘을 찌르는데도 불구하고 완강히 버티다가 부분 수용으로 입장을 선회하였다. 그들이 간과한 것은 선관위의 우왕좌왕과 좌충우돌이 그동안 반신반의하던 많은 국민들로 하여금 "저 친구들이 정말 숨겨야 할 것이 많은 가 보다"라는 입장에 서도록 만들었다는 점이다. 이제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국민들의 선관위의 채용비리는 물론이고 선거사무에 대해서도 강한 의심을 하게 되었다.
3.
큰 변화 가운데 하나가 국민의힘에서 사전투표에 대한 구체적인 개선책이 나오기 시작하였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분에 의하면 사전투표용지에 QR코드 대신에 법이 정한 바 대로 바코드 사용을 선관위에 요구하기로 당론을 정하는 과정에 있다고 한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사전투표 위험성에 대해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국민의힘으로서는 아주 큰 변화라 할 수 있다.
4.
여전히 지켜봐야겠지만, 내가 주목하는 것은 우리 모두는 미래를 완전히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득표수 조작이라는 선거범죄에 간여한 자들 역시 미래를 완전히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 대법관들과 한 패거리가 되어서 누구도 자신들의 범죄를 추궁할 수 없는 굳건한 방어선을 구축하는데 성공하였다고 믿었지만, 박찬진이 물러날 수 밖에 없었고 감사원 감사를 받지 않을 수 없게 되지 않았는가!
거대한 둑조차 작은 구멍에서부터 허물어지기 시작한다.
내가 희망이 가물가물한 시점에도 끈을 놓지 않고 선거부정 문제를 지속적으로 다루어 온 것은 개인적인 특성이기도 하지만 미래의 일에 관한 신념과도 관련이 있다. "앞날을 누구도 통제할 수 없고, 철옹성처럼 탄탄하게 보이던 것도 미세한 균열에 의해 허물어질 수 있다."
5.
감사원 감사라는 미세한 균열이 선관위 범죄 즉 득표수 조작까지 확장될 수 있을지 아직 확신을 가질 수 없다. 그러나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국민들이 "저 자들이 그 짓을 했다"고 믿기 시작한 것은 대단한 성과다.
"무슨 일이든지 끈기있게 전진하다 보면,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 내가 갖고 있는 삶에 대한 믿음이다. 더 많은 국민들이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선거공정성 회복에 힘을 더해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출처: Lake Winnipesaukee, USA / Clark Van Der Beken
[ 공데일리 공병호 기자 ]
공병호의 공직선거 해부 시리즈
(직접 구매: 010-9004-0453(공병호연구소) 문자 연락 구매)
<도둑놈들 5: 2022 지방선거, 어떻게 훔쳤나?> (5/30 출간)
<도둑놈들 1: 선거, 어떻게 훔쳤나?>
<도둑놈들 2: 2022 대선, 어떻게 훔쳤나?>
<도둑놈들 3: 2022 대선, 무슨 짓 했나?>
<도둑놈들 4: 2020 4.15총선, 어떻게 훔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