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30대 청년' 이준석 전 최고위원의 돌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지도부 교체기를 맞은 보수 야당이 연이은 개혁적 행보로 여권의 전통적인 텃밭인 호남 지지율마저 잠식하는 현상이 맞물리면서, 쇄신 기치를 내건 송영길호(號) 민주당이 내심 긴장하는 모습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25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준석이 뜨는 현상에 어떻게 대응할지 머리가 복잡하다"고 말했다.
지도부의 한 의원은 "이준석은 기존 정치인과 다른 문법을 구사하기 때문에, 야당 대표가 된다면 상대하기가 상당히 어려울 것 같다"며 "태극기 부대의 이미지를 벗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만 39세인 김남국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정치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며 "청년정책 부재에 대한 민심을 받아낼 수 있는 그릇으로써 이 전 최고가 높은 지지를 받는 것 같다. 우리 당도 굉장히 긴장하며 지켜보게 된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 내에서도 4·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20·30대 그룹을 비롯한 초선 의원들이 목소리를 내며 기존 문재인 정부 기조와 차별화고자 하는 기류가 감지됐지만, 친문 강경파의 비난에 부딪힌 뒤 소강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 전 의원의 돌풍으로 역동성이 더해지며 젊은 유권자들의 이목을 끄는 게 사실이다.
전날 민주당 비공개 최고위에서 한 참석자는 자당 20대 지지율이 추락한 사실을 거론, "이러다가 우리가 보수당이 되겠다"는 푸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이 청년에게 충분히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자성도 나온다.
당대표 경선에 출마했던 정한도(30) 용인시의원은 페이스북에 "송 대표가 전대 공약으로 '청년 최고위원 2명'을 제시했지만, 전 한국노총 위원장인 김주영 의원을 지명하면서 태도를 바꿨다"며 "청년에게 정책결정권을 넘겨줘야 민주당이 살아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미래세대 지지를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서 20·30대 표심을 겨냥한 메시지를 냈다.
송 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이 전 최고위원이 민주당 이동학 청년최고위원 지명을 축하한 사실을 거론, "새로운 정치의 모습을 꿈꾸게 된다"고 환영하면서 "꼰대 정당을 벗어나는 방법은 공허한 주장보다 구체적인 현안을 밀고 나가는 데 있다"고 썼다.
대권주자인 박용진 의원은 소셜미디어에 "청년들은 치열하게 노력하며 자신만의 자산을 쌓아가고 있다"며 "기본소득 등 현금살포식 소득복지정책을 넘어 자산축적 기회를 제공하는 행복국가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동호 홍규빈 기자 dk@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1/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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