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열린민주당 대표에게 결국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1심 판결이 나왔다.
업무방해 혐의로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에 2년을 재판부가 선고하였다.
2.
그동안 말도 많았던 사건의 전모는 이렇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로 일하던 2017년 10월 정경심 동양대교수의 부탁을 받고 정경심 씨의 아들 조모씨의 허위 인턴 증명서를 발급해준 혐의를 받았다.
인턴 확인서에는 조국 전 장관의 아들이 2017년 1월부터 10월까지 매주 2회씩 16시간 인턴 업무를 수행했다고 기재돼 있었다.
3.
이 사건은 검찰수사단계에서부터 최강욱 대표가 청와대 비서관으로 있는 까닭에
상당한 논란이 있었다.
그가 수사에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4.
결국 이번 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사실에 관한 부분이다.
재판부가 사실 관계에 대해 최강욱 대표와 전혀 다른 사실 판단을 내렸다는 점이다.
최강욱 대표는 하루 전날 “사실관계로보나 증거로 보나 분명히 무죄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렇게 판결해 주실거라 믿는다”라고 페이스북에 글을 남겼다.
그런데 재판부는 그의 기대와 딴판으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판결을 내렸다.
5.
결국 문제는 그가 보는 사실과 판사가 보는 사실이 달랐다는 이야기다.
선거 공판 직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재판부의 인식과 판단에 매우 유감스헙다”면서 “재판부가 사용하는 용어 자체부터 검찰이 일방적으로 유포한 사실관계에 현혹되고 있었다”고 주장하였다.
6.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을 갖는 것이 있다.
재판을 담당했던 판사도 사람이다.
서슬퍼런 권력이 판사도 탄핵하겠다고 벼르는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사실을 보고, 또 보고, 또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조금이라면 봐줄 수 있는 것이 없는지를 살폈을 것이다.
아무리 궁리하고 또 궁리해도 이것은 빠져나갈 수 없는 사실이다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에
결국 유죄 판결을 내렸을 것이다.
이같은 추론은 그냥 억지가 아니라 판결을 내린 판사 입장에서 서서 그의 행동을 꼼꼼히 들여다 보면 누구든지 내릴 수 있는 결론이다.
7.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강욱 대표의 사실에 대한 믿음과 소신은 변함이 없다.
그가 이런 글을 페이스북이 남겼다.
소담한 눈이 내리는 날, 불편한 소식을 전해드려 너무도 송구합니다.
그간 제가 법률가로 살아오며 지녔던 상식은 상식이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스스로를 찬찬히 돌아보겠습니다.
검사는 인턴이든 체험활동이든 아예 한 적이 없는데도 확인서를 적어 주어 입시 업무를 방해했다는데, 판사는 사무실에서의 활동사실을 인정하고도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갈 길이 멀다는 걸 다시 절감합니다.
지치지 않고 꺾이지 않겠습니다.
걱정하고 격려해 주신 분들께 거듭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8.
특별하게 주목하게 되는 것은 무엇인가.
사실은 하나일 텐데, 경우에 따라서 사실이 두 개 혹은 세 개인 시대를 살게 되었다.
왠만하면 문제가 될 수 있는 판결을 담당 판사로 슬쩍 비껴갈 수 있었다.
조금만 딴 마음을 먹었더라면 얼마든지 책임을 피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본 대로 그리고 판단한대로 내린 소신 판결의 경우에 해당한다.
9.
벌써부터 항소심에서 1심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아마도 대법원까지 갈 때 즈음이면 임기가 끝나지 않을까 싶다.
- 출처: Filip Bunkens, Ljzerenleen, Mechelen, Belgium, @Un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