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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공병호 칼럼] "2021년 4.7보궐선거 결과에서 사전투표의 특성은 지방선거, 총선과 다를 바 없어"...선거무결성 문제 해결 없이는 대선 난망

권력을 만드는 투표과정의 정직성, 중립성, 투명성에 대한 고민이 없는 한, 더 이상 민의가 반영된 지도자 선출은 불가능. 4.7보궐선거도 마찬가지인데, 대선은 다를 거라고 믿는 사람들.

1.

쓸모있는 바보들“ 우리에게 무척 익숙한 말이다.

공산주의자들이 공산주의를 추종하는 서방 세계 지식인들을 조롱하는 표현이다. 사실상 나라를 소련에 갖다 받치는 이들의 행동이 그들에겐 엄청나게 쓸모있는 행동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내심 ”이 바보 멍청이들아!“라고 욕했을 것이다.

 

2.

요즘 이따금 ”낙관적인 바보들“ 혹은 ”순진한 바보들“ 혹은 ”비겁한 바보들“ 이란 표현이 자주 떠오른다.

요즘 여론조사에 일희일비하면서 열심히 뛰는 야당 사람들은 두고 여당의 선거선수(전문가는 옳은 일을 하지만, 선거꾼은 옳지 않은 일을 한다는 점에서 선거꾼)은 어쩌면  야당 사람들을 두고 '낙관적인 바보들' 혹은 '순진한 바보들' 혹은 '쓸모있는 바보들'이라고 비웃고 있을지 모른다.

 

여기서 선거꾼들이 야당사람들을 두고 '쓸모있는 바보들'이라 부르는 것은

권력을 정당화 하기 위한 투표에 동원되는 사람들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을 것이다. ”야, 어째 너희들은 한번도 아니고, 두 번, 세 번 당해도 잘 모르냐? 이 낙관적인 바보멍청이들아!“

 

3. 

 

지난해 4.7보궐선거가 끝나고 며칠 지난 4월 11일, 유튜버채널 '바실리아TV'가 보궐선거 서울지역 동단위의 분석결과를 '서울 424개 동 엑셀분석 공개'라는 영상에서 상세히 공개하였다.

 

이 분석에 따르면 통계학 교과서나 통계학 법칙에 크게 반하는 결과가 나왔다.

야당은 승리에 취하였지만, 나는 선거결과가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 그리고 2021년 보궐선거로 이어졌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니까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었다는 말이다. 

 

4.

통계학은 모집단에서 추출된 표본집단의 경우 표본집단의 수가 큰 경우에

모집단과 표본집단은 유사한 통계적 특성을 갖는다고 분명히 규정하고 있다.  

이른바 '대수의 법칙'은 표본의 수가 크면 클수록 모집단과 표본집단은 유사한 통계적 특성을 가져야 한다.

 

따라서 선거처럼 엄청난 규모 표본집단의 경우라면 당일투표와 관내사전투표는 통계적 특성이 비슷하게 나와야 한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경우 사전투표율(21.95%)이고 사전투표자수가 184만 9,324명이다. 대단한 규모의 표본집단이다. 따라서 각 후보의 사전투표 득표율과 당일투표 득표율은 오차범위(1~3%)를 넘지 않아야 한다.  

 

5.

바실리아TV분석에 따르면 두 가지 놀라운 사실이 발견되었다.

첫째, 관내사전투표의 경우 박영선 후보는 무려 189개동(44.57%)에서 승리하였다.

424개 동 가운데서 45% 정도에 승리하였다.

둘째, 당일투표의 경우  박영선 후보는 419개동(98.82%)에서 패배하였다.

5%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패배하는 것을 뜻한다. 

 

다시 이야기하면 당일투표의 경우 오세훈 후보는  단 5개동(구로제3동, 화곡제8동, 성산1동, 항동, 창신제2동)에서만 패배하였다. 그 밖에 419개 동에서 오세훈 후보는 압도적인 승리를 기록하였다. 그런데 어떻게 45% 가까운 동에서 사전투표에 질 수 있다는 말인가? 이런 어처구니 없는 결과에 주목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박영선 후보는 당일투표에서는 서울 424개 동에서 오로지 1.2%에서만 승리하였다.

반면에 관내사전투표에서는 44.57%에서 승리하였다.  일어날 수 없는 투표결과이다. "

 

6. 

이같은 통계 분석 결과는 현존하는 통계학으로는 설명이 가능하지 않다. 

그렇다면 주술이나 기적으로 설명이 가능하다는 말인가?

 

오세훈 후보가 당일투표에서 98.82%의 동에서 승리하는 압도적인 승리라면 정상적인 표본집단(관내사전투표)의 경우라면 오차범위 내에서 비슷한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런데 오세훈 후보는 관내사전투표의 경우 절반보다 조금 많은 55.43%의 동에서만 승리하였을 뿐이다.

 

7.

"통계학을 다시 써야 할 일이 일어났다"는 표현이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니다.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에 이어서 4.7보궐선거에서도 사전투표에서 이례적인 결과가 나온 셈이다. 이른바 ‘통계적 변칙현상’이 발생하였다.

 

누구도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 그리고 2021년 보궐선거에서 거의 유사한 패턴이 발견되는데도 불구하고 야당은 승리에 환호할 뿐이었다. 그것이 전부였다.

 

8.

그래서 대선을 앞둔 이 시점에서 나는 거듭 ”낙관적인 바보들“ ”순진한 바보들“ ”비겁한 바보들“이란 표현을 자주 떠올리게 된다. 유력 정치인들 가운데서는 거의 유일하게 늦게나마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차린 황교안 전 당대표가 목소리 높여 외칠 뿐이다.

3.9대선이 끝나고 나면 '낙관적인 바보들', '쓸모있는 바보들'은 책임론 때문에 또 한번 홍역을 치루고 심기일전에  또 다음 선거에 낙관론을 갖고 열심히 살아갈 것이다.

 

사전선거는 거의 손을 댄다고 보면 된다.

시민들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노력은 사전선거 대신에 당일선거를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꾼들이 이번에는 어떤 묘수를 펼칠지 궁금하다. 

야당 후보가 당일투표에서 압도적인 우위(최소한 15% 이상 격차)를 유지하고,

시민들이 각성해서 당일투표로 ㅐ거 몰리지 않는 한 이번 대선은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

2021년 보궐선거에 이어 4번째 대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정말 무지한 사람들이다. 

과학적 사실 앞에 이렇게 무지하고, 무관심하고, 침묵할 수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놀라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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