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확보를 위해 SK에 생산 공장을 지어달라고 하는 등 여러 요구를 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26일 베트남 SK법인 관계자에 따르면 보건부는 회사측에 코로나19 백신 공장을 지어달라고 수시로 요청했다.
이 관계자는 보건부와 다양한 제약 부문 투자와 관련해 협의를 하는 과정에서 관료들이 백신 확보가 시급하다면서 이같이 재차 당부했다고 밝혔다.
또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위탁 생산중인 아스트레제네카 백신 물량 중 일부를 빼서 달라고 요구해서 위탁 생산은 판매 및 공급에 관한 권리가 전혀 없다고 거듭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베트남 보건부측은 단기간에 뭐라도 해달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상황이라고 그는 전했다.
베트남 정부는 올해 말까지 인구 9천800만명 중 70%에 대해 백신 접종을 마무리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백신 물량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 최근까지 전체 인구 중 불과 430만여명이 백신을 맞았고 이중 31만여명이 2회 접종을 모두 마쳤을 뿐이다.
베트남 보건부 응우옌 탄 롱 장관도 지난달 25일 SK 관계자와 만난 자리에서 백신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면서 백신 공장 유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당시 롱 장관은 당시 한국 재계 3위인 SK가 백신펀드 100만달러를 기부한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백신 공장 건설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보건부는 향후 SK가 베트남에서 백신을 생산할 수 있도록 모든 편의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고 국영 베트남뉴스통신(VNA)이 보도했다.
최근에는 권력서열 2위인 응우옌 쑤언 푹 국가주석이 한국 기업인들과 진행한 간담회에서 SK측 참석자에게 베트남 정부의 백신 확보에 도움을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SK 관계자는 내년 1분기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에서 자체 개발한 백신이 생산되면 우선적으로 베트남에 제공할 수 있도록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보건부 장관에 이어 2인자인 국가주석까지 직접 나서 백신 협력과 관련한 실질적인 성과를 내달라고 거듭 재촉하자 SK는 곤혹스러워하면서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한국도 백신 물량이 부족하고 내년 상반기에나 자체 백신 생산이 가능해서 구체적인 결과물을 제시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향후 현지에서 안정적으로 사업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베트남 정부와의 협력 및 우호 관계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룹 차원에서 백신 협력 방안을 내놓기 위해 내부적으로 협의를 시작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계열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는 내년 상반기 양산을 목표로 현재 투트랙으로 백신 자체 개발을 진행중이다.
이중 A프로젝트는 임상 1상이 마무리됐고 B프로젝트는 현재 임상 2상이 진행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와는 별도로 지난해 7월 아스트라제네카와 위탁생산 계약을 한 뒤 올해 2월 첫 생산분을 출하했다.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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