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첫 방역기획관으로 발탁한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에 대해 "정권을 대변했던 인사"라며 '코드·보은인사'논란을 제기하며 임명 철회를 촉구했다. 기 기획관은 그동안 정부의 코로나 방역 정책을 홍보하거나 비판적 지적을 방어하는 역할을 해왔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18일 논평에서 기 기획관에 대해 "중국인 입국 금지를 반대하고, 백신을 조속히 접종할 필요가 없다고 발언하는 등 정치방역 여론을 주도한 기 교수를 기용한 것은 정치방역을 하겠다는 선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의 힘을 빼고 대놓고 '정치 방역'하겠다는 선언이라는 의료계 우려가 크다. 즉각 임명 철회하라"고 맹공했다.
같은 당 윤희숙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백신 확보 전쟁이 한창일 때 일반 국민에게 '백신 확보가 중요하지 않다'며 혹세무민을 했다"며 "그간 정권에 봉사한 분들에 대한 보은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밖에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앞서 기 기획관은 코로나 발생 초기 김어준씨의 TBS 라디오 방송인 ‘뉴스공장’에 출연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작년 2월부터 지난 4월 13일까지 54차례나 출연했다. 지난해 11월 “한국은 지금 일단 환자 발생 수준으로 봤을 때 (백신 구매가) 그렇게 급하지 않다”고 발언하기도 했으며, 또 같은 해 12월에는 “예방접종을 먼저 해서 이런저런 위험을 미리 알려주는 나라한테는 고맙지만 우리가 직접 하고 싶지는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2월 CBS 라디오에선 “지금까지 발생한 환자를 보면 중국에서 온 한국인에 의해 2차, 3차 감염이 일어났지, 중국에서 온 중국인에 의해 2차, 3차 감염이 일어나지 않았다”며 중국발 외국인 입국 금지를 반대하기도 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초기에 중국발 입국자를 막지 않고, 백신 확보를 서두르지 않는 등의 정부 결정을 기 기획관이 정당화하는 발언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방역기획관이 신설되면서 질병관리청 중심의 기존 업무체계에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와 코로나 사령탑인 정 청장에 대한 청와대의 불만 표시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방역 업무를 전담하는 질병청 위에 청와대 방역기획관이 진두지휘하는 '옥상옥'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야당은 기 기획관 남편인 이재영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이 지난해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경남 양산갑에 출마한 점도 문제삼았다. 황규환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방역기획관 임명은 또 하나의 보은 인사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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