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 씨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긴급 예술지원금 1천400만원을 수령하는 과정에서 피해사실 확인서에 단 네 줄만을 쓰고 최고액 지원 대상자로 선정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문씨는 2006년 한국고용정보원 5급 직원으로 채용될 때도 경력 세 줄에 동영상 전문가로 발탁되어 논란이 되기도 했었다.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은 서울문화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코로나19 긴급 피해지원사업 피해사실 확인서'를 전수조사한 결과 문씨는 확인서에 "총 3건의 전시가 취소됐다"며 "여러 작품의 제작비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네 줄로 적었다고 밝혔다.
정작 전시 취소 사례가 훨씬 많고, 그래프와 표까지 첨부하면서 상세히 피해 사실을 기재한 다른 지원자들은 떨어졌다는 게 곽 의원의 주장이다.
곽 의원은 "전체 불합격자 중 4건 이상 피해를 호소한 사람이 31명에 달한다. 그런데도 문씨는 전체 지원자 281명 중 34등(85.33점)을 했다"며 "해당 사업은 46팀이 지원 대상에 선정됐고 1천400만원은 대상자 중 최고 지원액"이라고 지적했다.
곽 의원은 "궁지에 몰린 영세 예술가들은 피해사실을 빽빽이 쓰고 고치고 또 고쳤을 것"이라며 "대통령 아들의 '네 줄 요약'을 당해낼 수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문씨는 자신의 지원금 논란에 대해 "제가 지원금을 받아 전시하면 계약을 취소했던 그 영세 예술가들에게 비용을 지급하게 된다"며 "서울시가 제대로 쓸 수 있는 사람을 고른 것. 제 작품은 대통령 아들이 아니더라도 이미 예전부터 인정받고 있다"고 해명한 바 있다.
문씨의 피해사실 '네 줄 요약'을 전년 대비 매출·감소액을 추산해서 그래프로 치밀하게 구성했던 한 지원자는 결국 이길 수 없었다. 본인의 지원서 내용을 알면서도 ‘서울시가 제대로 사람을 고른 것’이라고 해명했던 문씨의 해명은 다른 지원자들을 조롱한 것이나 다름없다.
[본 채널은 VOA 뉴스와 연합뉴스와 콘텐츠 이용계약을 맺었으며, VOA 뉴스와 연합뉴스 콘텐츠는 본 채널의 편집방향과 무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