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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3대 부자 없다는 옛말처럼, 수성은 창업보다 어렵다"...3대째를 맞는 한국 대표기업의 미래는...

창업자의 아들과 딸은 어깨너머로 창업자가 하는 것을 보면서 배운다,
손자 세대는 좋은 교육으로 무장하지만

출처: Muzammil Soorma

 

"3대 부자 없다는 옛말처럼, 수성은 창업보다 어렵다"...

3대째를 맞는 한국 대표기업의 미래는...

 

권순활 (전 언론인)

 

올해 2020년은 한국 재계사에서 한 막이 내려가고 새로운 막이 올라간 해라고 할 수 있다.지난달인 10월에 재계 서열 1위인 삼성의 이건희 회장(1942년생)이 타계했다. 같은 달에 조금 앞서 서열 2위인 현대자동차의 정몽구 회장(1938년생)이 명예회장으로 경영에서 사실상 물러나고 회장직을 아들인 정의선 부회장에게 물려줬다.

 

1.

앞서 한국 재계의 또하나의 대표기업인 LG의 구본무 회장(1945년생)은 지금부터 2년 반 전인 2018년 5월 타계해 많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대한민국을 이끄는 4대 그룹 중 SK를 제외한 삼성 현대차 LG라는 세 그룹의 총수가 최근 2년 여 사이에 세상을 떠나거나 경영자로서는 퇴장한 것이다. (이하 경칭이나 직책 생략)

 

2. 

이건희 정몽구는 이병철과 정주영이라는 뛰어난 기업 창업주를 이은 2세 경영인이다.또 구본무는 구인회 구자경에 이은 LG 3세대 경영자이지만 구자경이 사실상 1.5세대 기업인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구본무 역시 3세대보다는 2세대 경영자에 가까운 분이었다.

 

국가 경영과 마찬가지로 기업 경영 역시 창업 못지 않게 어려운 것이 수성이다. 실제로 국내외 기업사를 살펴보면 창업자가 어렵게 일궈놓은 기업을 2세대나 3세대 경영자가 말아막은 사례가 수없이 많다. 이런 점에서 보면 이건희 정몽구 구본무는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삼성 현대차 LG라는 기업을 자신들이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동안 더 키우고 발전시켰다는 점에서 선대 못지 않은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3. 

얼마 전 타계한 삼성의 이건희에 대해서는 워낙 많은 보도가 나왔으니 더 붙일 필요가 없을 것이다.이건희 외에도 정몽구 역시 취임 초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경쟁력을 현저히 높였다.LG의 구본무는 GS LS라는 창업 대주주 가문의 잇따른 분리 속에서도 LG의 위상을 키운 것은 물론이고 특히 다른 기업과 차별화되는 <한국형 인덕 경영>의 성공사례로 갑작스런 타계 후에도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이병철 정주영 구인회-구자경 시대에 이은 이건희 정몽구 구본무 시대가 끝나면서 이제 삼성 현대차 LG라는 한국 핵심 기업의 사령탑은 이재용 정의선 구광모라는 3,4세대 경영자가 맡게 됐다.과거 한국이나 중국 등 여러 나라 역사를 살펴보더라도 3대에 걸친 명군은 극히 찾기 어렵다.

 

왕조사가 긴 중국에서도 3대에 걸친 확실한 명군은 청나라의 성조 강희제-세종 옹정제-고종 건륭제 정도나 꼽힌다.부자가 3대 가기 어렵다는 우리 속담도 있다.여기에다 국내 기업을 둘러싼 각종 경영환경은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 요소가 많고 정치권력의 성격 역시 기업경영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 실정이다.

 

4. 

삼성 현대차 LG 정도의 대기업이 어떤 이유로든 휘청거리면 상당수 국민의 삶에 크든작든 직간접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과연 이재용 정의선 구광모는 뛰어난 기업인이었던 조부와 부친 못지않은 경영역량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한국인들이 외국에 나갔을 때 가슴을 뿌듯하게 만들어주었던 삼성 현대차 LG라는 브랜드가 무너지는 시대의 경영자로 기록될 것인가.이제 그들의 경영역량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 글쓴이: 권순활 (전 언론인)

- 출처: 권순활 페북(2020.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