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쪽에 줄을 대라'
11·3 대선이 조 바이든 민주당 당선인의 승리로 귀결되자 세계 각국이 로비 대상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서 바이든 당선인 측으로 급히 수정,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으로 아직 당선 선언이 공식적으로 이뤄지기 전이지만, 로비업체가 밀집된 K스트리트는 바이든 쪽 인맥에 줄을 대려는 각국의 인사들로 북적대는 등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기도 전부터 워싱턴DC에서는 그야말로 로비 전쟁이 한창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간) 세계 각국 정부와 글로벌 기업들이 바이든 당선인과 관계가 있는 미국 내 로비스트들을 만나기 위해 허둥지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대선 직후인 지난 4일 CNN의 정치분석가이자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조 록하트가 진행한 화상 콘퍼런스는 20여 개국 외교관들이 몰려들면서 '문전성시'를 이뤘다.
록하트가 소속된 컨설팅 회사 '래셔널 360'은 '대선 후 당신의 어젠다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에 대한 조언이었다'고 화상 콘퍼런스의 성격을 규정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밀월 관계'를 보였던 친트럼프 성향의 권위주의 국가들은 경로 선회를 위해 비상이 걸렸다.
민주당과 가까운 로비스트인 매니 오르티스는 대선 이후 세계 각국의 관심도가 아주 높아졌다면서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등 트럼프 행정부와 밀접했던 국가들부터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6개국과 계약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한다.
트럼프의 재선을 은근히 원했던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등 권위주의 국가들도 바이든 당선인과 통하는 연결 채널을 찾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민주당을 상대하는 한 로비스트는 최근 이집트, 터키, 아랍에미리트(UAE) 정부와 대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러시아제 첨단 방공미사일 시스템 S-400 도입 문제를 둘러싼 양국의 갈등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주 워싱턴DC에서 터키 의원들과 만나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온 이집트 정부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을 일컬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독재자"라고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한 뒤 이집트 내 정치인과 전직 정부 관리들은 신속히 외교 방향을 바꾸라고 정부에 요구했다고 한다.
아므르 무사 전 이집트 외교장관은 최근 한 이집트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의 행정부와 의회, 시민사회 어디서든 로비, 로비, 로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바이든의 당선이 유력해지자 이집트 정부는 워싱턴의 한 로비스트 업체와 월 6만5천 달러(약 7천100만 원)에 계약을 맺었다고 한다.
대표적인 민주당 로비스트인 헤더 포데스타도 자신의 업체에 바이든 행정부에 대비하기를 원하는 에너지, 소비재, 기술, 방산 업체들이 새롭게 고객으로 등록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세계 각국의 이런 로비 시도가 미국의 정책 결정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라고 NYT는 분석했다.
앞서 바이든 당선인은 "외국 정부가 미국과 견해를 공유하거나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려면 공식적인 외교 경로를 통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바이든 당선인의 최측근이자 제약업계 로비스트 출신인 스티브 리체티가 백악관 선임고문으로 내정되면서 로비가 활성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새어 나오는 분위기다.
(서울=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logos@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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