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지금까지 자국민 접종을 위해 확보한 코로나19 백신 숫자는 '0'이다. 일본 정부는 임상 3상에 들어간 코로나19 백신을 최근 넉 달 동안 3억 병 이상 입도선매했다. 반면 한국 정부는 “확보 중”이라는 말만 넉 달째 되풀이하고 있으며 내년 하반기의 백신 확보도 장담 못하는 상황이다.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에서 5000만 병, 독일 바이오엔텍과 공동 개발 중인 미국 제약사 화이자에서 1억2000만 병, 영국 옥스퍼드대와 공동 개발 중인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에서 1억2000만 병 등 2억9000만 병의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했다. 미국 노바백스로부터도 최소 4000만 병을 공급받는다.
3억3000만 병은 올해 기준 일본 인구 1억2647만 명이 두 번씩 맞고도 남는 물량이다. 보통 백신은 일정 간격을 두고 한 사람이 두 번 맞는다. 약 2억5000만 병의 백신이 필요한데 일본 정부는 5000만 병을 더 확보한 것이다.
당초 일본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실패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코로나19 백신 확보에 ‘올인’했다. 개발 실패로 계약금을 잃는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입도선매에 나섰다. 백신 확보가 코로나 방역의 핵심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확보한 물량은 전무하다. 정부는 “다섯 곳을 우선구매 대상에 올려놨다”고만 했다. 협상에 진전이 없다는 의미다. 백신 수급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자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지난 12일 “선입금을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되도록 많은 양을 확보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의 늑장 대응으로 국민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기는 한참 늦어질 전망이다. 일본은 내년 상반기에 국민 접종을 시작할 계획이다. 우리 정부는 내년 하반기에 취약계층 접종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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