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부정 논란으로 두 달 이상 정국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옛 소련국가 벨라루스에서 18일(현지시간)에도 야권의 주말 저항 시위가 벌어졌다.
타스 통신은 수도 민스크 시내 '파르티잔 대로'를 따라 수천 명이 가두행진을 하며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인근 공장들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파업을 호소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이날 가두시위 참가자를 약 3만명이라고 추산하면서 시위 참가자 가운데 약 50명이 경찰에 체포됐다고 소개했다.
경찰은 섬광탄 등을 이용해 시위대를 해산하는 한편 일부 참가자들을 연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전날에도 민스크와 일부 도시들에서 벌어진 시위에서 58명을 체포했다고 현지 내무부가 밝혔다.
벨라루스에선 지난 8월 9일 대선에서 26년째 장기집권 중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80% 이상의 득표율로 압승한 것으로 나타나자 정권의 투표 부정과 개표 조작 등에 항의하는 야권의 저항 시위가 주말마다 계속되고 있다.
대선 출마를 준비하다 사회 질서 교란 혐의로 지난 5월 말 당국에 체포된 반체제 성향의 유명 블로거 티하놉스키의 부인으로 남편을 대신해 대선에 출마했던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는 선거 뒤 이웃 리투아니아로 도피해 야권의 저항 운동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루카셴코는 자국 군부와 권력기관의 충성, 러시아의 지원을 등에 업고 지난달 23일 전격적으로 취임해 6기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루카셴코는 야권의 퇴진 요구를 일축하고, 대통령의 막강한 권한을 정부나 의회 등으로 일부 나누어주는 헌법 개정을 통해 정국 혼란을 수습하려 시도하고 있다.
이에 야권 지도자 티하놉스카야는 지난 13일 루카셴코 대통령에게 오는 25일까지 자진 사퇴, 폭력적 시위 진압 중단, 모든 정치범 석방 등의 요구를 이행하라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티하놉스카야는 그렇지 않을 경우 26일부터 모든 기업이 참여하는 총파업, 전면적 도로 봉쇄, 국영매장 상품 불매 운동 등을 시작하겠다고 경고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cjyou@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본 채널은 VOA 뉴스와 연합뉴스와 콘텐츠 이용계약을 맺었으며, VOA 뉴스와 연합뉴스 콘텐츠는 본 채널의 편집방향과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