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서해 소연평도 북측 해역에서 북한군에 사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A씨의 아들이 쓴 손편지에 대해 답장답장이 13일 유족 측에 전달됐다. 유족들은 “원론적인 답변 내용에 실망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A씨의 형 이래진(55) 씨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문 대통령의 답장이 오늘 아침 편지 봉투에 담겨 등기로 도착했다"며 "내용은 A4용지 한 장 남짓한 분량에 손편지가 아닌 컴퓨터 타이핑으로 작성된 문서"라고 설명했다.
그는 답장 내용에 대한 물음에는 "자세한 건 아직 밝힐 수 없지만, 아버지를 잃은 마음을 이해한다는 위로 내용과 해경 조사 결과를 기다려보자는 내용 두 가지가 골자"라며 "이는 대통령이 그동안 방송에서 수차례 밝힌 내용인데 더 추가된 대책이나 발언은 없었다"고 답했다.
이씨는 "편지가 처음 도착했을 땐 먹먹한 마음에 뜯어보는 것도 망설여졌지만 막상 내용을 보니 실망감과 허탈한 마음이 앞섰다"며 "고등학생 아들이 절규하는 마음으로 쓴 편지의 답장이라곤 생각하기 어려웠고, (동생의 죽음이) 무시당한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오는 14일 오후 1시 해양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편지의 상세 내용에 대해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그동안 A씨가 월북 과정에서 피살됐을 가능성을 의심했지만 유가족들은 월북 가능성을 강하게 부인했다. 앞서 이씨는 사망 경위를 놓고 논란이 지속되자 A씨의 아들이 지난 8일 “아빠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때 이 나라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왜 아빠를 지키지 못했는지 묻고 싶습니다”라고 쓴 자필 편지를 지난 8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고영호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에게 전달했다.
당시 이씨는 "가족을 대표해서 드린다"면서 "대통령께 잘 전달해 진지하게 답변이 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이 A씨 아들에게 보낸 답장의 내용과 형식이 모두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구두 논평에서 “‘수사 결과를 기다려보자’는 말에서 한 걸음도 내딛지 못한 것”이라며 “타이핑된 편지는 친필 사인도 없는 무미건조한 형식과 의례 그 이상도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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