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를 80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 간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 대응과 공중 보건 문제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또 두 후보는 동맹 관계와 대북 외교 정책에서 큰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영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석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민주당 부통령 후보가 결정되면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간의 경쟁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습니다.
통상 미국 유권자들은 대통령 선거에서 경제를 가장 중요한 쟁점으로 여겨 왔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유권자들이 경제 보다는 현재 진행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에 대한 대처를 우선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미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사망자가 15만 명을 넘었고, 감염증 확산 우려에 따라 경제 활동 재개에도 차질이 빚어지면서 경제도 크게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흑인과 남미계, 그리고 다른 소수민족 저소득 노동자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여기에 지난 5월 말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씨가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미국 전역에서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춘(Fortune)’이 여론조사기관 서베이몽키와 공동으로 지난달 17일부터 21일 사이 미국 성인 2천8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7%가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과 공중 보건 문제가 2020년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정치적 사안이 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경제가 24%로 그 뒤를 이었지만, 인종 관련 사안을 언급한 응답자도 15%에 달해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인종 차별 문제도 이번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016년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웠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정책은 당선에 크게 영향을 미쳤고, 그 이후 미국 외교 정책의 큰 축을 담당했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 진영과 바이든 전 부통령 진영의 외교 정책에 어떤 차이가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두 후보 간 가장 큰 차이를 보일 부분은 동맹 관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아시아와 유럽에 있는 미국의 동맹국들이 공정하게 방위비를 분담할 것을 강조해 왔습니다. 동시에 해외 주둔 미군을 감축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왔습니다.
반면 민주당의 바이든 전 부통령은 ‘미국 리더십의 복원’이라는 구호를 앞세우면서 아시아와 유럽 정책에서 전통적 동맹과 파트너십의 복원을 공약으로 내세웠습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또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해외 주둔 미군의 감축이나 철수 등에는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의 ‘비핵화’ 문제를 다루는데 있어서도 두 후보는 다른 접근법을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의 대북 접근 방식이 실패했다고 보고, 2018년과 2019년 세차례에 걸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직접 만나는 이른바 ‘톱다운’ 외교 방식을 추구해 왔습니다.
하지만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으로부터 받은 것은 거의 없고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영향력만 오히려 키워줬다고 비판하며, 사전 조율된 조건 없이는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12일 현재, 미국의 여론 조사 기관 ‘체인지 리서치’에 따르면, 바이든 전 부통령이 50%의 지지율로 44% 지지율을 기록한 트럼프 대통령을 6% p 앞서고 있습니다. 지난 7월 미국의 폭스뉴스가 진행한 여론 조사에서는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49%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 41%보다 8% p 앞섰습니다.
민주당은 오는 17일부터 2일까지, 그리고 공화당은 21일부터 24일까지 각각 전당대회를 열어 대선 후보를 공식 선출한 뒤 본격적인 대선 체제에 돌입할 예정입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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