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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서민들, 피눈물 흘리지 않도록 하라

많이 배운 사람들은 배운 사람대로 항의를 표시하는 방법이 있지만, 생업의 현장에서 평생을 아슬아슬하게, 위태위태하게 살아온 사람들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항의 방법이 있다.   지난 8월 1일 서울 조세 저항 시위에 나온 50대 아주머니가 자신을 적(敵)으로 몰아붙이는 정부의 높은 양반들을 향해 쏟아낸  사자후 같은 열변은 "이 땅에 백성으로 사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한다.

6분 가량의 연설을 압축해서 소개한다. 

 

나라 일 하는 분들이 이런 이야기를 가슴을 열고 들어야 한다. 조세저항이 정말 만만치 않을 것이다. 자칫하면 "부동산대책 실패가 이 정권의 무덤이 될 수 있다"는 경고를 가볍게 듣지 않기를 바란다. 

 

"저는 남편과 33년 자영업을 했습니다. 쉰 적도 없고 좋은 옷 명품 한번 들어본 적 없습니다. 애들과 놀이동산 한번 못 갔습니다. 지독하게 절약하고 일만 했습니다. 영세 자영업자들은 시간과 영혼을 돈과 바꾸는 것입니다. 노후에 조금 편하게 살고 싶어 경매를 배웠습니다.

 

법인으로 빌라 몇 채 샀습니다. 법인 등기 내고 사업자 등록 했습니다. 탈세한 적 없고 세금 연체한 적도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 와서 법인이 시장 교란 세력이라고 종부세 7.2% 내라고 합니다. 낡은 빌라 수리해서 1년 임대료가 480만원 나오는데 종부세가 600만원입니다.

 

빌라 하나는 1억4천 전세 줬는데 종부세가 1200만원 나옵니다. 이걸 낼 수 있겠습니까. 수입 있는 곳에 세금 있다고 했는데 이건 세금이 아니고 폭력이고 살인입니다. 그냥 솔직하게 재산을 몰수하겠다고 하십시오. 팔려고 내놨더니 취득세가 너무 많고 임대차법 때문에 살 사람이 없다고 합니다.

 

팔 수도 없고 가지고 있으면 종부세가 어마어마하게 나옵니다. 제가 어떻게 살 수가 있습니까. 빌라는 법원 경매로 샀습니다. 법원이 저한테 빌라를 팔았습니다. 합법적으로 했는데 징계를 먹습니다. 저는 잘 수도 먹을 수도 없습니다.

 

제가 무슨 죄를 지었습니까. 어떤 사람은 국민이고 어떤 사람은 국민이 아닙니까. 다 똑같은 국민입니다. 법인은 탈세도 아니고 위법도 아니고 절세하는 것입니다. 자영업이 너무 힘들어 조금 편하게 살아보려고 했던 게 저를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저한테 빌라를 팔아먹은 법원은 죄인이 아닙니까. 법인을 내주는 국세청은 죄인이 아닙니까.

 

다주택자는 형사처벌 해야 한다고 누가 얘기했습니다. 그러면 법원과 국세청도 감옥에 처넣으십시오. 그런 다음이면 저도 벌금 내겠습니다. 저의 공포를 아십니까.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은 국민을 위한다는데 우리는 국민이 아닙니까.

 

억울해서 잠을 못 잡니다. 어제도 4시까지 못 잤습니다. 먹어도 먹은 게 아닙니다. 어렸을 때 밥을 굶어도 이렇게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여러분, 이 정부는 국민을 달달 볶고 있습니다. 행복해지면 안 된다고, 부자로 살면 안 된다고 사지로 내몰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겠습니다. 문재인 내려와! 문재인 내려와!"

- 출처: 머릿수 적어 문 정부의 적으로 몰린 국민들, 양상훈(조선일보 주필), 2020. 8. 6

 

공병호 (gongjeb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