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적 상상력이 가미된 음모론 취급을 받았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연구소 유출설이 유력한 이론으로 급부상했다. 이 가설은 중국의 우한(武漢)바이러스연구소가 전 세계로 번진 코로나바이러스의 진앙이란 것이다. 고의든, 실수든, 또 이 바이러스가 자연발생한 것이든, 생물학 무기로서 인위적으로 합성된 것이든 이 연구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유출되면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단초가 됐다는 것이다. 연구소 유출설 자체는 새롭지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우한 폐렴'으로 불리던 사태 초기부터 소문으로 돌았다. 새로운 것은 종말론 영화나 좀비 영화에서 본 듯한, 그래서 주류 과학계가 일찌감치 일축했던 이 가설을 '개연성 있는 이론'으로 둔갑시킨 정황의 변화다. 논란의 직접적 촉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최근 보도였다. 이 신문은 미 정부의 비공개 보고서를 입수했다며 우한바이러스연구소의 연구원 3명이 2019년 11월께 코로나19와 일치하는 증상으로 몸이 아파 병원 치료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때는 우한에서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퍼지기 직전이다. 더 크게 달라진 것은 과학계의 반응이다.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던 과학계가 이번에는 "그럴 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가 중국 우한(武漢)바이러스연구소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고 주장한 옌리멍 홍콩대 공중보건대학 박사의 논문이 공개됐다. 16일 외신들에 따르면 옌리멍 박사 연구진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자연진화보다는 수준 높은 연구소에서 조작됐음을 시사하는 게놈의 일반적이지 않은 특성과 가능한 조작 방법에 대한 상세한 기술'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정보공유 플랫폼 '제노도'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SARS-CoV-2의 생물학적 특성은 자연발생이나 인수공통이라는 설명에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논문에 제시된) 증거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박쥐 바이러스인 'ZC45'나 'ZXC21'을 틀이나 바탕으로 활용해 연구소에서 만들어졌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옌리멍 박사 연구진에 따르면 SARS-CoV-2의 자연발생설을 지지하는 논문들은 SARS-CoV-2와 박쥐 바이러스인 RaTG13의 염기서열이 96% 일치한다는 점을 사실상 유일한 근거로 제시한다. 연구진은 "자연상태의 RaTG13이 존재하는지와 SARS-CoV-2와 염기서열을 비교한 결과에 광범위한 의문이 제기된다"면서 "SARS-CoV-2나 RaTG13가 자연적으로 발생하지 않았다는 주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