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알래스카 고위급 회담이 난타전으로 끝난 뒤 중국에서 외교 사령탑인 양제츠(楊潔篪)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의 발언을 새긴 티셔츠 등이 재빠르게 출시됐다. 21일 환구망 등에 따르면 양 정치국원의 작심 발언을 담은 티셔츠와 휴대전화 케이스, 가방, 우산, 라이터 등 갖가지 상품이 온라인 몰에서 팔리고 있다. '미국은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중국과 대화하길 원한다고 말할 자격이 없다. 중국인은 이런 수법에 넘어가지 않는다'는 문구다. 관련 상품에는 '중국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Stop Interfering in China's Internal Affairs)는 영어 문구도 함께 있다. 공산당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인 양 정치국원은 지난 18일 무려 16분이 넘는 공개 모두발언을 통해 미국을 겨냥한 거친 비난을 쏟아냈다. 그는 특히 미국의 인권이 최저 수준이라며 흑인들이 '학살당했다'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우신보 푸단대학 국제문제연구원장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인터뷰에서 모두발언의 설전과 관련해 "많이 놀랐다. 외교 무대에서 정말 보기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적절한 에티켓을 중시하는 전통적인 외교관인 양 정치국원의 거
중국의 '항미원조(抗美援朝) 전쟁' 70주년 기념일인 25일. 베이징 중국인민혁명군사박물관은 이날 막을 올린 항미원조 기념전을 보려는 가족 단위와 단체 관람객으로 북적거렸다. 중국은 자국군이 참전한 한국전쟁을 항미원조전쟁이라고 부른다. 미국에 맞서 북한을 지원한 전쟁이라는 뜻이다. 이날의 입장권 8천장은 나흘 전 일찌감치 예약이 마감됐었다. 앞서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도 전시관을 미리 찾았었다. 한 관람객에게 왜 전시를 보러왔느냐고 물었더니 "중국인이라면 당연히 와야죠"라는 답이 돌아와 머쓱해졌다. 이 관람객은 기자가 한국 언론 소속인 것을 알고는 바로 경계하는 기색을 보였다. '위대한 승리를 깊이 새기고 평화와 정의를 수호하자'는 이름이 붙은 전시회는 마오쩌둥(毛澤東) 주석의 결정으로 출병할 때부터 전쟁 과정과 휴전까지 5개 부분으로 나뉘었다. 전시관에서는 북한군의 남침으로 한국전쟁이 시작됐다는 내용은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었다. 입구의 서언은 "평화를 사랑하는 것은 중국 민족의 전통이다. 항미원조전쟁은 제국주의 침략자가 중국 인민에게 강요한 것"이라는 말로 시작한다. 이어 "1950년 6월 25일 조선 내전의 발발 후 미국은 병력을 보내 무력 개
처참하게 중국군이 희생된 1937년 상하이(上海)의 사행(四行)창고에서 동방명주가 우뚝 솟은 2020년의 상하이로…. 중국의 애국주의 전쟁영화 '빠바이'(八佰, 팔백)의 마지막 장면이다. 이 장면을 보는 중국인들은 일본 등 열강에 처참하게 짙밟혔던 1930년대 상황에 울분을 토하다 미국과 겨루는 주요 2개국(G2)으로 떠오른 현재의 중국에 자신감을 갖게 된다. 애국주의 영화는 흔히 마약을 하는 것처럼 흥분시킨다고 해서 시쳇말로 '국뽕 영화'라고 부르는데 빠바이는 그중에서도 최고 강도를 자랑한다. 이처럼 밑바닥부터 세계 최고로 올라선 중국의 자신감이 넘칠 정도로 가득 담긴 이 영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국 영화업계가 고전하는 가운데 엄청난 흥행을 기록하며 '빠바이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영화 관람이 쉽지 않은 가운데서도 지난달 개봉한 이 영화의 수입은 25억 위안(한화 4천343억원)을 넘어서며 박스오피스 1위를 질주하고 있다. 도대체 중국인들이 왜 이 영화를 보는지 궁금해 직접 베이징(北京) 왕징(望京)의 한 영화관을 찾았다. 코로나19 사태 후 중국에서 영화를 보려면 인터넷으로 실명 인증을 해야만 표 구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