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우리나라 가계와 기업 등 민간 부문의 빚(신용)이 전체 경제 규모의 두 배를 훌쩍 넘어서며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말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 신용(자금순환통계상 가계·기업 부채잔액) 비율은 215.5%로 추정됐다. 이는 통계가 시작된 1975년 이후 가장 높을 뿐 아니라 2019년말 대비 증가폭(18.4%) 역시 최대다. 이에 따라 실제 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과 장기추세 비율 사이의 차이(갭)도 작년 말 기준 5.9%포인트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2008년 2분기 1.7%포인트) 이후 가장 커졌다. 주체별로는 가계신용이 작년 말 현재 1천726조1천억원으로 1년 새 7.9% 늘었고,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175.5%로 2019년 말보다 13.2%포인트 높아졌다. 소득과 비교해 채무 부담이 그만큼 커졌다는 뜻이다. 기업신용도 2천153조5천억원으로 10.1% 불었다. 한은은 "지난해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됐고, 2019년 하반기 이후 감소한 비은행 가계대출도 작년 하반기 들어 증가세로 전환됐다"
지난해 가계빚이 사상 처음으로 1700조원을 돌파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생활고, 집값 상승으로 내 집 마련을 위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과 주식시장 활황에 빚투(대출로 투자) 열풍 등이 겹쳐 우리나라 가계의 빚(신용)이 또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특히 지난해 4분기 3개월(10∼12월)간 카드대금을 빼고도 가계대출만 약 45조원이 불었는데, 역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분기 증가 폭이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0년 4분기 가계신용' 통계에 따르면 4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천726조1천억원으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3년 이래 가장 많았다. 2003년 이전 가계신용 규모는 지금보다 훨씬 작았기 때문에 4분기 잔액이 사상 최대 기록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빚(부채)'을 말한다. 4분기 가계신용은 3분기 말(1천681조8천억원)보다 44조2천억원(2.6%) 늘었다. 이 증가 폭은 2016년 4분기(46조1천억원), 2020년 3분기(44조6천억원)에 이어 세번째 기록이다. 작년 연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