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러시아가 발표한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 일부 철군 주장을 검증하지 못했다며 이 지역의 군사 분쟁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우려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일로 예측한 16일을 하루 앞둔 이 날 대국민 연설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일부 병력 철수 발표를 언급, "그것은 좋은 일이지만, 우리는 그것을 아직 검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의 분석에 따르면 그들은 여전히 위협적 배치 상태에 있고, 러시아군 15만 명이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국경 인근에서 우크라이나를 포위하고 있다"며 "침공은 명백히 가능한 상태에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마지막까지 외교적 해법을 버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은 매우 높고, 우리는 침공 시 단호히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무슨 일이 일어나든 우리는 러시아와 외교에 관여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지난 12일 통화를 언급,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와 서면 합의에 이르기 위해 높은 수준에서 외교를 계속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우리는 외교가 성공할 때까지 모든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새로운 군비 통제 및 투명성 제고 방안, 새로운 전략적 안전성 추구 방안 등을 제안하고 있다"며 "이들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러시아 모두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미국과 나토는 러시아의 위협이 아니다. 우리는 러시아 국민들을 겨냥하고 있지 않다"며, 러시아 국민을 향해 "당신들은 우리의 적이 아니다. 나는 여러분이 우크라이나에 대해 유혈이 낭자하고 파괴적인 전쟁을 원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이는 명분과 이유가 없는 전쟁"이라면서 "이는 국제적인 규탄에 직면할 것이며, 미국과 동맹은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며 침공 시 강력한 수출 및 경제 제재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사업 '노르트스트림-2' 중단 입장도 재천명했다.
그는 제재에 따른 미국 경제 타격 가능성도 언급, "미국인들은 민주주의와 자유는 대가 없이 지킬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며 "나는 이것이 고통스럽지 않을 것이라고 기만하지 않겠다"면서 결의를 다졌다.
그는 "미국은 러시아와 직접적인 대치를 원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 미국인을 공격할 경우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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