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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여성가족부 폐지론' 여야 대치전선…대선판 젠더 논란 가열

폐지론 불붙인 尹에 李 "정치적 목적에 한쪽편 들면 안돼" vs 국힘 "명확한 결단"
김총리 "역사에 족적, 20대 몰라" 가세…국힘 "김총리, 청년에 상처 줘" 비판
이준석, 송영길에 맞장토론 제안…정의 "尹, 이준석 아바타·與도 반페미 문턱 넘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꺼내 놓은 단 일곱 글자짜리 공약 '여성가족부 폐지'에 연일 대선판이 뜨거워지고 있다. 

 

이른바 '이대남'을 겨냥한 것으로 평가받는 이 공약을 두고 9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비판에 나서면서 양강 후보 간에 대치 전선이 한층 선명해졌다. 

 

여기에 김부겸 국무총리도 여가부 폐지론에 대해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히고, 이에 국민의힘이 반박 논평으로 대응하면서 정부와 야당 사이로까지 논쟁이 확전되는 모양새가 됐다. 

 

여가부 폐지 논란 자체가 휘발성 높은 주제인데다가, 올 대선의 캐스팅보트로 꼽히는 2030 세대의 표심을 건드리는 '뇌관' 중 하나로 꼽히는 만큼 이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청년들과 만나 진행한 '국민 반상회'에서 "정치적 목적으로 한쪽 편을 들면 안 된다"며 "숫자 많은 쪽, 표 많이 되는 쪽을 편들어서 갈등을 격화시키면 어떡하느냐"고 말했다. 

 

그는 "성평등 문제는 여전히 중요한 문제다. 그래서 '여성'이라고 하지 말고 성평등가족부 등으로 하자고 이미 발표했다"며 "기성세대 내의 페미니즘 (문제의식은) 타당성이 높은데, 청년세대 간에는 사실 페미니즘 문제가 아닌 것 같다"라고도 말했다. 

 

윤 후보가 지난 7일 여가부 폐지론을 꺼낸 데 대해 이틀 만에 처음으로 공개적인 반응을 한 것이다. 

 

윤 후보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여가부 폐지 주장을 정략적 공약이라고 규정해 우회 비판하는 한편, 본질은 청년 세대의 기회 부족에 있다고 지적하며 차별화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저는 페미니즘도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라고 본다. 사회 전체적으로 보면 실제로 남녀 간 불평등이 심하다"라고도 했다. 

 

다만 페미니즘 논쟁으로 심화할 경우 유리할 것이 없다는 판단하에 윤 후보에 대한 직공은 피한 것으로 보인다. 

 

김부겸 국무총리도 이날 오전 KBS '일요진단' 인터뷰에서 "여가부가 역사에 분명한 족적이 있는데 20대 층은 그 부분을 아직 잘 모르고 있는 것 아닌가 하고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출범된 지 20년이 조금 넘은 여가부가 호주제 폐지 등 양성평등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면서 "(여가부) 폐지보다 확대 개편과 같은 부분이 토론됐으면…"이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이대남의 정서를 '모르는 것'으로 평가하면서 여가부 폐지론에 정면 반박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를 '20대 비하'로 규정하고 공세에 나섰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황규환 대변인은 논평에서 "선거를 앞두고 중립을 지켜야 할 국무총리가 야당 후보의 공약에 대해 사실상 반대 입장을 이야기하는 것도 부적절하거니와, 청년을 바라보는 이 정권의 인식이 얼마나 위험하고 오만한지를 드러내는 대목"이라며 "청년들에게 위로와 공감의 말을 전하지는 못할망정 무시와 비하의 말로 상처를 준 김 총리는 즉각 청년들과 국민들께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대남의 대변자를 자처하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거듭 민주당을 '링' 위로 끌어내려는 시도를 이어갔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이 여성가족부 폐지에 대한 입장이 확실하게 정해지고, 우리 당 입장과 다르게 존치를 (주장)할 경우 각 당을 대표해 송영길 대표와 이 사안에 대해 방송에서 공개 토론을 할 의향이 있다"고 맞장토론을 공개제안했다. 

 

이 대표는 앞서서는 친여 성향으로 분류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윤 후보의 여가부 폐지 관련 발언을 조작한 게시물이 유포됐다며 형사 고발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여가부 폐지론을 앞세워 이대남의 표심을 공략하는 동시에, 정부 조직 개편 문제까지 연결해 정책 이슈의 주도권까지 틀어쥐겠다는 태세다. 

 

원희룡 정책본부장은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가부 폐지에 대해 후보가 최고 책임자로서 명확히 결단을 내린 것"이라며 "앞으로 정부 부처가 어떻게 될지는 여가부를 어떻게 한다는 데 한정된 게 아니라 전체 정부를 어떤 컨셉으로 할지 큰 틀에서 다시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안팎에서는 특정 나이·성별의 계층에만 초점을 맞춘 캠페인으로 인해 '소탐대실'을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무엇을 얘기하려면 득과 실을 계산해서 득이 커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일방의 얘기만 듣고 결정하면 반대쪽에서 나오는 소리를 들을 수 없다"고 말했다. 

 

 

페미니즘 이슈에서 가장 선명한 목소리를 내 온 정의당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싸잡아 비판하며 존재감을 부각하려 하는 모습이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이준석에 의해 국민의힘 국시는 반공에서 반페미로 이동했다. 한때 민주당 정부의 스타였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자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이제 충실한 '이준석 아바타'로 분화했다"고 맹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을 향해서도 "문제는 반공에 맞서 민주를 외쳤던 민주당도 함께 반페미의 문턱을 넘어버렸다는 점"이라고 비판했다. 

 

청년정의당 강민진 대표는 이 대표가 송 대표와의 토론을 제안하면서 정의당은 제외하겠다고 한 것을 두고 "소수정당을 대하는 태도가 매우 속이 좁은 제1야당 대표님"이라고 비꼬았다.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이동환 기자 sncwo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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