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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도쿄올림픽 D-51] IOC와 일본의 '치킨 게임'…개막 코앞에도 악화일로

코로나 감염 시 선수 책임 서약·일본 독도 표기 문제 등 끝없는 논란
'인류 화합 최대 잔치'라던 올림픽 가치는 이미 '쩐의 전쟁'으로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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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을 51일 앞두고도 이렇게 시끄럽고, 여전히 불투명하며, 선수들이 소외된 올림픽은 예전에 없었다.

 

올림픽 역사상 전염병 때문에 1년 연기된 도쿄하계올림픽은 여러 비판에도 귀를 막고 7월 23일 개막을 향해 돌진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해 일본 정부가 주요 지방자치단체에 발효한 긴급 사태를 이달 20일까지 다시 연장한 상황에서 도쿄올림픽을 취소·재연기해야 한다는 일본 내 여론은 최대 80%에 달했다.

 

그런데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 정부는 올림픽을 예정대로 열겠다며 강행 의사를 앵무새처럼 반복한다.

 

일본 경제계 인사와 도쿄올림픽 후원사이자 유력지인 아사히신문이 나서 올림픽 취소를 촉구했지만, IOC와 일본 정부는 요지부동이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이끄는 일본 정부는 올림픽 성공 개최에 정권의 사활을 걸었다.

 

"우리의 임무는 올림픽을 취소하는 게 아니라 조직하는 것"이라고 존재 의미를 강조한 IOC도 마찬가지다.

 

IOC 고위 관계자들이 한술 더 떠 "일본 긴급 사태에도 올림픽을 예정대로 열 것이다"(존 코츠 IOC 부위원장 겸 도쿄올림픽 조정위원장), "'아마겟돈'(지구 종말 대재앙)이 일어나지 않는 한 도쿄올림픽은 열릴 것이다"(최고참 IOC 위원 딕 파운드)라고 일본 국민의 속을 긁는 강경 발언을 해도 일본 정부는 군말 없이 IOC 편을 든다.

 

 

◇ 올림픽 취소 시 손실 책임 둘러싼 IOC·일본 '퇴로 없는' 승부

 

올림픽을 빛낼 스타가 누구일지보다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한 뉴스가 더 많은 게 이번 도쿄올림픽의 특징이다.

 

일본의 더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불확실한 방역 대책 탓에 감염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IOC와 일본 정부는 개의치 않는다.

 

IOC와 일본 정부가 공동으로 펴낸 코로나19 방역 규범집인 '플레이북'은 2월 초판 발행 후 4월 개정 증보판이 나왔지만,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빈칸으로 비워둔 부분이 많다.

 

올림픽 개막 직전인 이달께 완성판이 나와봐야 구체적인 방역 기준을 알 수 있다.

 

 

불투명한 방역 조처에 종목별 간판스타들의 불참 선언이 잇따랐다.

 

남자 골프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 38위 애덤 스콧(호주), 전 세계랭킹 1위 리 웨스트우드(48·잉글랜드) 등은 도쿄올림픽 불참을 선언했다.

 

테니스 스타 라파엘 나달(스페인)은 도쿄올림픽 출전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고, 일본 국적의 오사카 나오미와 니시코리 게이도 개최에 의문부호를 달았다.

 

남자 테니스 세계 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는 올림픽이 무관중으로 열린다면 출전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일본 유입을 우려해 이미 해외 관중을 받지 않기로 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국내 관중 입장 여부를 6월에 결정한다.

 

 

IOC와 일본 정부가 돈 때문에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올림픽을 강행하는 것 아니냐는 추정은 개막이 다가올수록 사실에 가까워졌다.

 

IOC는 수익의 70%를 방송 중계권료로 얻는다. 미국 NBC 방송이 IOC에 주는 도쿄올림픽 중계권료는 14억5천만달러(약 1조6천억원)에 달한다.

 

올림픽이 취소되면 이 돈을 NBC에 물어줘야 하는 IOC는 개최에 필사적이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바가지 씌우는 남작'이라는 오명을 자초하고도 개최에 혈안이 된 이유다.

 

올림픽 인프라 구축에 수십조원을 투자한 일본 정부와 도쿄도 정부는 해외 관중 불허에 따른 입장권 수입, 관광 수입 등 천문학적 금액을 날린 가운데 아예 대회가 취소되면 18조원 이상의 손실에 직면한다.

 

먼저 취소하는 쪽에서 손실액 대부분을 책임져야 하기에 IOC, 일본 정부 모두 물러설 수 없다. '인류 최대 화합의 제전'이라는 올림픽의 가치가 이렇게나 추락했다.

 

IOC가 선수들과 긴밀한 협의를 거쳐 올림픽 개최에 힘을 싣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유승민 IOC 선수위원은 "IOC가 각 나라 선수 대표와 한 달에 한 번꼴로 회의를 하고 지속해 선수들의 의견을 수렴한다"며 "올림픽의 주인공이 선수인 만큼 이들의 견해에 귀를 기울여 올림픽 개최를 준비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선수 대표 모임에서도 올림픽에 반대한다는 얘기를 거의 들을 수 없을 정도였다"며 "올림픽을 연기하자는 의견과 열자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던 지난해와는 달리, 1년간 대회를 준비해 온 선수들이 올림픽에 참가하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다"고 덧붙였다.

 

 

◇ 코로나19 감염 시 선수 책임 서약·독도 표기 문제 등 논란은 현재진행형

 

IOC는 국가올림픽위원회(NOC)에 올림픽 파견 선수들을 대상으로 도쿄올림픽에서 코로나19 감염 시 '자기 책임'이라는 서약서를 제출토록 할 예정이다.

 

대한체육회도 조만간 올림픽 참가 선수들이 확정되면 이를 선수들로부터 받을 참이다.

 

올림픽 주최 측의 코로나19 방역 책임을 면제한 이 조처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작년까지 겉으로나마 선수 안전을 강조한 IOC가 '올림픽 개최'라는 목표를 이루고자 올림픽의 주인공인 선수들을 도구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IOC는 또 우리나라가 실효 지배 중인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우기며 홈페이지에서 삭제하지 않는 일본 정부의 행태에 사실상 뒷짐을 져 한일 외교 갈등을 키운다는 비판도 받는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선 정치적 사안을 올림픽에 활용해서는 안 된다며 남북의 한반도기 표기에서 독도를 빼라고 IOC가 직접 요청한 것과는 180도 달라진 태도다.

 

우리 정부는 대한체육회와 함께 1일 일본의 독도 표기와 관련해 IOC에 적극적인 중재를 요청하는 서한을 전달하기로 1일 뜻을 모았다.

 

 

◇ 태극 전사들 어수선한 분위기서도 올림픽 준비에 집중

 

어수선한 분위기에도 대한민국 선수단은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 등에서 훈련을 이어간다.

 

이미 코로나19 1차 백신을 마친 선수단은 2차 접종을 하거나, 이를 미루고 외국으로 가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세계 예선전을 치르는 중이다.

 

대한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올림픽 출전권 획득자가 모두 결정되는 6월 말∼7월 초께 최대 450명의 선수가 진천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1일 현재 11개 종목의 선수 291명이 진천 선수촌에서 담금질 중이다.

 

5월 중순 현재 23개 종목, 85개 세부 경기에서 186명이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도쿄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종목별 세계 예선전은 6월 29일 끝나고 NOC 최종 엔트리는 7월 5일 마감한다.

 

체육회는 6월 29일 이후 경기력향상위원회를 개최해 도쿄올림픽 한국 선수단의 엔트리를 확정하며 7월 8일 오후 3시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의 올림픽 홀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의 결단식을 연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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