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경청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17일 20대 청년들과 만났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성년의 날' 기념 20대 초청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민주당을 향해 거침없이 쓴소리를 내놨다.
21학번인 김한미루 씨는 "예전에는 친구들끼리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지지하느냐고 놀리곤 했는데, 요즘엔 더불어민주당 지지하느냐가 더 비하하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각종 비리가 생기면 네 편 내 편 없이 공정하게 처리할 줄 알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며 "청년들은 정의와 공정을 중시한다"고 말했다.
특히 대권주자들의 청년 공약을 언급하며 "어떤 분은 대학 안 간 사람에게 1천만원, 군 제대하면 3천만원을 지급한다고 하는데, 청년들이 더 이상 이런 공약에 속아서 표를 주지 않는다"고 일침을 놨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학 안 가면 세계여행비 1천만원' 발언과 이낙연 전 대표의 '군 제대 시 3천만원 사회출발자금 지급' 공약을 지적한 것이다.
송 대표는 성년이 된 참석자들에게 축하 인사를 건넨 뒤 "한편으로는 가시방석이고 미안하고 안타깝다"며 "여러분이 마음껏 희망을 이야기하고 앞날의 계획을 세우는 데 전념하기 힘들다는 점을 잘 안다"고 화답했다.
간담회가 비공개로 전환되자 한층 강도높은 쓴소리가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학생은 "돈을 얼마 준다는 것보다 절차적 공정을 위한 제도 보완이 더 필요하다"고 하자, 송 대표는 "절차적 공정을 챙기겠다"고 약속했다고 자리에 배석한 전용기 의원이 전했다.
민주당이 변화해야할 방향에 대해 "민심을 받아들여야지, 가르치려고 하면 안된다"는 일침도 나왔다.
다른 새내기 대학생은 "일자리가 없는데 어떻게 해주실 것이냐"고 따져 물었고, 한 남학생은 "가장 힘든 점은 군대 문제로, 모병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 밖에도 남성이 정책적 역차별을 당한다는 지적, '이대남'(20대 남성)뿐 아닌 20대 전체를 아우르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 집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주거정책이 펴달라는 의견 등도 나왔다.
송 대표는 대학생들에게 "2030 의견 경청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겠다"며 "쓴소리든 좋은 소리든 모두 듣고 수용하고 받아들이겠다"고 했다고 한다.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설승은 기자 y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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