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요 기업들이 1분기 어닝 시즌을 맞아 기대 이상의 양호한 실적을 내놓고 있다.
동시에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신호도 내놓고 있어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현지시간) CNBC방송과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대 기업 중 현재까지 1분기 실적을 발표한 100여개사가 대체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업들의 84%가 '플러스' 주당순이익(EPS)을 냈고, 77%는 월스트리트 전문가들의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만약 모든 S&P 500 기업의 실적 발표가 마무리될 때까지 주당순이익을 내는 회사 비율이 84%를 유지한다면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최고치가 된다고 CNBC가 전했다.
모건스탠리의 수석전략가 앤드루 시츠는 "성장은 더 개선되고, 유동성은 여전히 풍부하다"며 대체로 상승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견해를 내비쳤다.
다만 투자자들의 반응은 실적에 비해 아직은 미지근한 편이다.
지난주 소폭 조정을 겪은 뉴욕증시에서는 이날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61.92포인트(0.18%) 내린 33,981.57에 마감됐다. S&P 500 지수(종가 4,187.62)와 나스닥 지수(종가 14,138.78)는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S&P 500 지수의 경우 오름폭이 7.45포인트(0.18%)에 그쳤다.
특히 물가 상승 염려 속에 소비재 기업들의 주가가 주춤했다. 프록터앤드갬블(P&G), 월마트, 코카콜라는 종가 기준 1.9∼2.0% 하락했다.
이날 선물시장에서 옥수수는 2013년 5월 이후 8년 만에, 구리는 2011년 8월 이후 근 10년 만에 각각 최고가를 기록해 물가 상승 압력을 키웠다.
이런 가운데 미국 기업들이 인플레이션을 염려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리서치가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S&P 500 기업들이 1분기 실적 발표 때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를 언급한 횟수가 전년 동기의 3배를 넘었다. 이는 2004년 이후 최대폭 증가다.
BofA는 기업들의 '인플레이션' 언급 증가가 과거 소비자물가지수 상승으로 이어진 적이 많았다며 "향후 물가상승률의 강한 반등을 시사한다"고 관측했다.
사비타 수브라마니안 BofA 미국 증권 책임자는 "인플레이션은 이번 어닝 시즌 동안 최대 화두였다"며 "원자재, 운송, 인건비 등이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이 될 것으로 언급됐다"고 말했다.
강건택 특파원 firstcircle@yna.co.kr<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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