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노바백스가 개발한 백신이 이달부터 국내에서 위탁 생산된다. 아스트라제네카(AZ)의 코로나19 백신이 혈전을 생성할 수 있다는 이유로 ‘30세 미만 접종 보류’ 결정을 내린 후 노바백스 백신 도입 시기를 앞당긴 것이다. 다만 당초 2분기부터 순차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던 노바백스 백신이 사실상 2분기 막바지인 6월에야 완제품이 나올 것으로 보여 향후 공급 일정이 늦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12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코로나19 백신 도입 전략 및 국내 백신 개발 지원 방안 등을 보고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정부가 백신 공동구매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와 각 제약사와 계약해 올해 안에 공급받기로 한 백신 물량은 총 1억5천200만회이다. 이는 우리 국민 총 7천900만명이 접종할 수 있는 물량으로, 이날 현재까지 아스트라제네카(AZ)와 화이자 백신 등 총 337만3천회분이 들어와 예방접종에 쓰이고 있다.
정부는 특히 노바백스 백신이 이르면 6월부터 출시돼 향후 안정적으로 공급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 정부가 노바백스로부터 도입하는 백신은 총 2천만명분(4천만회분)이며, SK바이오사이언스가 국내 공장에서 전량 생산한다. 이 백신은 기술이전 방식으로 국내에서 생산되는 첫 코로나19 백신이다.
권덕철 복지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세포배양용 백이라든지 세포여과용 필터 등이 핵심적인 원부자재인데 정부에서 여러 경로를 통해 9개 품목 중 4개를 확보했다"며 "빠르면 6월부터 국내에서 생산이 가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관련 절차가 마무리되면 이르면 6월부터 완제품이 출시될 전망이다. 복지부는 "SK바이오사이언스는 상반기 중에 노바백스 백신의 품목 허가가 나오고 원·부자재 추가 확보, 수율 증대 등을 전제로 할 때 3분기까지 2천만회분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3분기부터는 안정적으로 국내에서 생산된 백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로 백신을 쓸 수 있는 시기는 백신 허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복지부는 상반기 중에 도입될 물량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 "이달 생산 공정에 착수했으며 생산 여건에 따라 앞으로 구체화 될 예정"이라고만 언급했다.
권 장관은 실제 백신 공급과 접종은 사실상 3분기부터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인허가가 신속하게 이뤄지면 6월부터 출시될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그에 따라 (도입) 물량은 조금 더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허가가 안 난 백신을 국민에게 접종하겠다고 대통령이 선언하는 건 부적절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현재 노바백스 백신은 미국과 유럽에서 임상 3상 중으로 아직 허가가 나지 않았다. 정부는 노바백스 백신이 유럽에서 허가가 난 뒤 국내 접종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업계에선 접종 시점을 올해 하반기로 예측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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