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하루 앞둔 19일(현지시간) 취임식이 거행될 워싱턴DC는 보안이 극도로 강화된 가운데 초비상 상태에 들어갔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오후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를 떠나 워싱턴DC에 도착할 예정이어서 사실상 이날부터 취임식 모드로 들어가게 된다.
삼엄한 경계가 펼쳐지는 가운데 취임식장이 마련된 연방 의사당과 인근 주요 도로는 폐쇄됐다.
CNN방송에 따르면 워싱턴DC에는 미 전역에서 모인 약 2만5천 명의 주 방위군이 배치됐다. 이는 국방부가 대통령 취임식 보안 강화를 위해 허용한 최대 수준의 병력이다.
이런 병력 규모는 역대 대통령 취임식 때보다 약 2배 반가량 많은 수치라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전했다.
워싱턴DC와 버지니아주를 연결하는 여러 교량이 폐쇄됐고 이들 다리가 위치한 포토맥 강과 아나코스티아 강 주변도 봉쇄됐다.
경호 당국은 워싱턴DC 중심부에 그린존과 레드존을 각각 지정한 상태다. 레드존에는 특별 허가를 받은 차량만 진입할 수 있고 그린존에는 해당 지역과의 관련성이 확인된 차량, 주민, 사업자만 통과할 수 있다.
군은 의사당 주변 그린존에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날이 달린 '레이저 와이어'가 설치된 철제 펜스를 설치했다.
APTN에 따르면 러시아의 영문 보도채널 러시아투데이는 의사당 주변 그린존에 대해 "미국의 이라크 침공 후 바그다드에 조성된 그린존을 연상시킨다"며 "아마도 취임식 날에는 '미니 바그다드'의 미국 버전이 될 것"이라고 촌평, 고조된 분위기를 전했다.
워싱턴DC 주민들도 긴장감 속에 취임식 행사 준비를 지켜보고 있다.
지역 주민 딜런은 "주 방위군이 시내의 거의 모든 지역을 폐쇄한 것 같다"고 전했다.
요크라는 시민은 "이 도시 주변에 이렇게 많은 군대와 경찰이 있었던 적은 없었다. 우리는 그 이유를 이해하지만 매우 기이하게 느껴진다"며 "거의 디스토피아적"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통상적으로 미 대통령 취임식 때는 성대한 파티가 열리지만 지금 워싱턴DC는 "군인들이 있는 유령도시"라며 취임식에 앞서 철조망으로 울타리를 치고 2만5천 명의 주 방위군으로 둘러싸인 '무장 요새'라고 전했다.
또한 며칠 동안 축하 분위기가 워싱턴DC에 분출했던 이전의 취임식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고 부연했다.
취임식 준비위원회는 일반인 참석을 제한하는 대신 내셔널 몰에 '깃발의 들판'을 조성해 19만1천500개의 성조기와 미 50개 주 및 자치령의 깃발을 장식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취임식에 참석하지 못하는 미 전역의 국민을 대표하는 의미를 지닌다.
로이터는 "대통령 취임식은 일반적으로 보안 수준이 높은 행사"라면서도 "하지만 올해의 경계 조치는 전례가 없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더힐도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은 미 역사상 유례가 없는 취임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워싱턴DC는 이번 주 내내 초비상이 걸린 상태"라고 전했다.
임주영 특파원 zoo@yna.co.kr<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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