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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김현미가 예고한 ‘호텔 전셋집’…실체는 '럭셔리 고시원'

LH 청년임대주택 '안암생활'...220억 투입해 호텔 리모델링
전용 13㎡의 고급 고시원 수준, 전세난 해소하긴 어려울 듯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이 전세대책 일환으로 예고한 ‘호텔임대주택’이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1인 가구를 수용하는 기숙사형 청년주택이으로 밝혀지자 ‘21세기형 쪽방촌', ‘호텔 거지' 등의 조롱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호텔임대주택이지만 개별 취사시설이나 세탁시설은 없고, 가구당 면적도 전용 13㎡ 수준이라 ‘고급 고시원’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1일 공개한 서울 성북구 안암동의 관광호텔을 리모델링한 임대주택 ‘안암생활’은 호텔을 매입해 리모델링하는 과정에서 총 220억원이 들어간 사업이다. 호텔임대 사업은 ‘주거복지로드맵 2.0’에서 노후 고시원·숙박업소를 리모델링해 1인 가구를 공급하는 청년공공임대로 추진되었다.

안암생활은 10층짜리 건물로 총 122실 규모다. 이 중 장애인용 2실을 제외한 기본형·복층형은 전용면적 13~17㎡(4~5평)로, 임대료는 보증금 100만원에 월 27만~35만원이다. 1인가구 기준 월 소득이 185만원 이하(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70%)인 청년만 지원 가능하고, 지난 8월 입주자 모집 당시 경쟁률은 2.3대1이었다. 지하철 신설동역이 가깝고, 공유 주방·공유 회의실 등 커뮤니티 시설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실제, 세대 내부를 살펴보니 일반 주택보다는 고시원이나 기숙사에 가까웠다. 전용면적이 좁고, 방 안에 취사 시설과 세탁기가 따로 없어 지하의 공유 주방·세탁실을 이용해야 했다. 그러나 침대·책상·붙박이장·에어컨 등이 있고, 바닥 개별 난방도 가능하다. 이에 대해 LH는 “공유주방·공유세탁실, 코워킹스페이스와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갖춰 1인 거주에 최적화 된 주거형태”라고 설명했다.

안암생활은 정부가 11·19 대책에서 밝힌 전셋집 공급 목표 11만4100가구에 포함된 물량은 아니다. 하지만 앞으로 나올 공공임대주택도 전세형이라는 점만 제외하면 비슷한 형태일 가능성이 크다. 호텔은 대부분 전용면적이 크지 않고 방도 하나뿐이라 2인 이상이 살 만한 곳으로 바꾸려면 대대적인 공사가 필요하다. 현재 전세난을 겪는 상당수가 3~4인 가구라는 점에서 실질적인 전세 대책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

 

사실상, 수도권 전세난 해소와는 거리가 먼 임대주택인 것이다. 그러나, 김 장관은 지난 달 30일 국토교통위원회에 출석해 전세대책과 관련, 호텔 임대주택이 '호텔거지를 양산한다'는 지적에 "현장에 가보면 청년에게 굉장히 힘이 되는 주택을 공급한다는 걸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 시장전문가는 "정부가 내놓은 전세대책에 ‘호텔임대’ 이슈가 부각되자 과거 역세권 청년공공임대를 마치 전세대책의 일환으로 끼워 넣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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