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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현대중공업 상도의를 벗어난 탈법 행위 ... 기술 뺏고, 거래도 끊다

합법성이나 상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 발생,
협력업체 삼영기계에 갑질하다 공정위에 들통

“역대 최고 과징금이 고작 9억7천만원 ...”

 

대기업이 협력업체의 기술을 빼앗고, 그것도 모자라서 거래관계를 끊어버린 사건을 접하면서 혀를 내두르게 된다. 어째 사람들이 이렇게 치사하게 행동할 수 있을까?” 그것도 그냥 기업이 아니라 현대중공업 같은 대기업에서 그런 일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과징금 액수라는 것이 올바르지 못한 행위에 비해 너무 적은 것 같아서 사건을 상세히 알아 본다.

 

현대중공업, 파렴치함

핵심은 하도급 업체의 기술을 일방적으로 빼앗아 다른 업체에 넘기고 일방적으로 거래를 중단한 사건이다.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다. 그 결과를 현대중공업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9억7000만원을 물게 되었다. 그렇다면 기술을 빼앗긴 회사가 치뤘을 법한 비용은 얼마나 보상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거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기술을 뺏긴 삼영기계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현대중공업에 국산화한 부품을 공급해온 회사다. 1973년에 창업된 삼영기계는 현대중공업의 의뢰에 의해 2000년 디젤엔진에 사용되는 피스톤 국산화 업체로 선정된다. 삼영기계는 엔진용 피스톤 분야에서 세계 3대 업체로 꼽힐 정도로 독보적인 기술을 갖고 있다. 전문업체라 하더라도 국산화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각고의 노력을 해서 얻어내는 결과물이다.

 

2015년 현대중공업을 원가절감을 위해 피스톤을 2개 업체에서 공급받는 이원화 전략을 사용하게 된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문제는 삼영기계의 기술을 몽땅 자신들이 선정한 또 다른 업체에게 넘겨주는 파렴치함과 불법을 저지른 점이다.

 

현대중공업은 단가 인하를 무기로 기술 자료를 제공할 것을 요구한다.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에는 양산 승인이 취소되루 수 있다는 으름장을 놓게 된다. 삼영기계 대표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전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기술자료를 안 준다고 양산을 취소한다는 말은 말도 안 되는 얘기인데, 그땐 당황스러워 생각을 못 했다. 주저하니 (현대중공업 측에서) 왜 안 보내느냐는 둥 협박하기에 어쩔 수 없이 자료를 넘겼다“

 

현대중공업은 이렇게 확보한 기술을 고스란히 다른 업체에게 넘겨서 개발하도록 독려하게 된다.

삼영기계 대표는 이렇게  주장한다. "이걸(피스톤) 국내에서 만들 수 있는 회사가 나올 수 없는데, 소문에서 모 업체가 현대중공업이 잔뜩 기술자료를 주고 그대로 하게 해 (피스톤 개발을) 성공했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조금씩 (기술 착취)사실을 알게 됐다“

 

현대중공업의 파렴치함과 불법은 계속되었다. 현대중공업의 갑질은 계속됐다. 현대중공업은 A사의 피스톤 개발 완료와 함께 삼영기계에 납품 단가 인하를 요구, 매출액의 상당 부분을 현대중공업에 의존했던 삼영기계는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2016년 초까지 3개월간 단가를 11% 낮췄다.

 

이후 현대중공업은 2017년부터 삼영기계와의 거래를 돌연 중단하였다. 이로 인해 삼영기계의 2018년 매출액은 2015년과 비교해 57% 감소, 영업이익은 579% 줄어드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이번에 부과된 과징금 9억 7천만원은 하도급상 기술유용 혐의로 부과된 가장 큰 과징금액이라고 한다. 삼영기계 대표는 이렇게 애로를 토로한다.  "현대중공업이 공방 과정에서 대형 로펌을 썼고, 우리가 가는 길마다 어떠한 압력을 줘 대응이 무척 힘들었다“

 

상거래라는 것은 합법도 있지만 상도의라는 것이 있다. 현대중공업이 삼영기계에 가한 파렴치함과 불법치고는 과징금 액수가 너무 적다고 생각한다.. 손해배상으로 수십억원 정도는 맞아야 정신을 차릴 것이다. 이 정도 과징금 내고 불법적인 행위를 계속할 수 있는 인센티브가 주어지게 되는 셈이다.

 

공데일리편집부 (gongjeb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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