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일 미얀마 군부가 군홧발로 '미얀마의 봄'을 짓밟은 지 두 달이 넘었다. 이 기간 540명 이상의 무고한 목숨이 군경의 총구 앞에 스러졌다. 미얀마 군사정권이 쿠데타 이후 언론에 빗장을 걸어 잠그면서 두 달여간 미얀마 시민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현시 시위대 및 교민들과의 전화 통화 또는 SNS 메신저 대화를 통해 간접 취재를 했다. SNS에 쉴새 없이 올라오는 핏빛 가득한 영상과 사진을 보며 여러 감정이 교차했다. 국민 보호라는 근본 임무를 망각한 군경의 만행에는 제삼자임에도 분노가 일었다. 총탄에 자녀나 부모를 잃고 오열하는 이들은 기자 또는 누군가의 아들이자 우리 아들, 딸의 부모이기에 목이 메고 눈앞이 흐려졌다. 차마 글로 묘사하기도 힘든 총격 피해자들의 처참한 사진과 영상에는 충격과 공포감이 들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무엇보다 마음에 깊이 박힌 것은 미얀마 국민들이 군부의 총구에 맞서 보여준 '용기'다. 다른 국민들에 비해 미얀마 사람들이 온순하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는 점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나 거리 시위에 나갔다 군경 총격에 목숨을 잃을 수 있음을 알면서도 개인의 안위를 거부한 그 결기에 숙연해진 때가
[좁은 회랑] 대런 애쓰모글루, 제임스 A 지음 / 정경덕 옮김 / 시공사 미국의 독서계는 놀랍다. 연구자는 900여 쪽의 글을 쓰고, 독자들은 이를 소화해낸다. 전작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로 유명한 대런 애쓰모글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과 교수와 제임스 A 로빈슨 시카고대 해리스 공공정책대학원 정치학 교수가 또 다른 대작 《좁은 회랑》을 펴냈다. 《좁은 회랑》의 부제목은 ‘국가, 사회, 그리고 자유의 운명’이다. 이 책의 주제는 “강력한 국가와 시민의 자유는 어떻게 균형을 맞출 수 있을까”라는 질문의 해답을 찾는 것이다. 한걸음 나아가, 한 국가가 계속 번영과 자유의 길로 달려가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 책의 핵심 메시지는 ‘좁은 회랑’이란 용어에 담겨져 있다. 국가가 번영의 길로, 시민이 자유의 길 위에 있는 공간은 넓은 영역이 아니라 아주 좁은 회랑에 지나지 않는다. 세로축에 ‘국가의 힘’을, 가로축에 ‘시민의 힘’을 놓아 보자. 이 사이에 국가의 힘과 사회의 힘이 적절히 균형을 이룬 회랑이 형성된다. 만일 국가의 힘이 너무 강하면 국민은 독재로 고통을 받는다. 반면에 사회가 너무 강하면 무질서로 시민들은 혼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