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이 드러나면서 누가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검찰 수장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차기 검찰총장은 정권과의 코드, 검찰 내부의 신망, 검찰의 중립성 확보 등 어떤 기준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최종 낙점 대상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후보군은 국민 천거로 법무부 산하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에 올라온 13명 가운데 김오수(사법연수원 20기) 전 법무부 차관과 구본선(23기) 광주고검장, 배성범(23기) 법무연수원장, 조남관(24기) 대검 차장검사 등 4명으로 압축됐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 중 1명을 이르면 내주 초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윤석열 전 총장의 제청 때는 후보군 선정에서 제청까지 나흘이 걸렸다. 박 장관은 이날 법무부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총장 후보자 제청 시기에 대해 "적어도 오늘은 아니다. 좀 더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상 후보자 제청은 비공개로 이뤄져 최종 후보자는 대통령의 지명 단계에서 드러난다. 새 검찰총장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5월 말께 임기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조계 주변에서는 가장 유력한 후보로 김 전 차관을 꼽는 분위기다. 현 정부와의 친화력 면에서 봤을 때 핵심 공약인 검찰개혁을 이행하고, 임기 말 정권에 부담스러운 수사에 따른 마찰을 줄이는 방패 역할을 할 적임자로 거론된다.
김 전 차관은 전남 영광 출신으로, 박상기·조국·추미애 전 장관을 차례로 보좌했다. 금융감독원장·공정거래위원장·국민권익위원장 등 주요 요직의 후보군에 종종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엔 청와대가 감사위원 후보로 밀기도 했다.
검찰을 이끌 리더십 측면에선 높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는 평가도 있다. 차관 재직 때 법무부와 대검 사이의 갈등을 제대로 중재하지 못하고 정부 편에 섰다는 내부 비판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조국 전 장관 수사 때는 대검 측에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배제한 특별수사팀을 제안해 후배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최근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으로 서면조사도 받았다.
검찰 조직 내부의 신망 면에서는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은 조 차장검사가 1순위로 꼽힌다. 조 차장검사는 추미애 전 장관 시절 법무부 검찰국장을 지낼 때만 해도 친정부 성향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지난해 말 윤석열 전 총장의 징계 사태 때 추 전 장관에게 징계 청구 철회를 호소하는 공개 글로 반기를 들었다. 박 장관 취임 이후 단행된 검찰 인사 때 "핀셋 인사는 안 된다"고 공개 비판해 후배들의 입장을 대변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지난달 박 장관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 사건을 놓고 대검 부장 회의에서 재판단해보라는 수사 지휘를 내렸을 때 고검장들을 회의에 참여시키는 묘수를 써 갈등 확산을 막았다는 평도 받았다.
구본선 광주고검장과 배성범 법무연수원장은 중간 지대에 있다는 점에서 중립성 시비로 도마 위에 오른 검찰의 신뢰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구 고검장은 인천 출신으로 지역색이나 정치색이 뚜렷하지 않다. 2년 넘게 대검 대변인을 지낼 정도로 친화력과 대외 관계가 좋다.
배성범 연수원장은 경남 출신으로, 이성윤 검사장에 앞서 서울중앙지검장을 이끌었다. 배 원장은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조국 전 장관 가족 비리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수사를 총괄해 정권이 선호할 인물은 아니라는 평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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