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수신료 연내 인상 추진이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야당은 대체로 수신료 인상에 반대하지만 여당은 "지금은 논의할 때가 아니다"며 입장 표명을 보류하고 있다. 비판 여론이 강한 사안인 만큼 4월 보궐선거 이후 국회에서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KBS는 현 수신료 월 2500원에서 54% 올린 3840원으로 인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수신료가 41년째 동결돼 콘텐츠 경쟁력이 떨어지고 광고 수익이 악화해 적자운영이라고 호소 중이다. 하지만 방송법에 따르면 공영방송인 KBS 수신료를 올리기 위해선 KBS 이사회 의결, 방통위를 거쳐 국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앞서 KBS는 2007년, 2010년, 2013년에도 수신료 인상을 추진했으나 끝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만큼 정치권 결정이 중대하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KBS의 수신료 인상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적합하지 않은 편향 방송을 하고 있으며, 기관 쇄신도 부족해 수신료를 인상할 명분이 없다는 주장이다.
일단 야당은 KBS 수신료 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예비후보인 나경원 전 의원은 지난 1일 페이스북에 “지금 KBS 수신료 인상이라니 저는 반대한다”며 “수신료 인상 여부를 결정하기에 앞서 더 중요한 과제가 있다. 바로 KBS의 방만한 경영 실태를 바로잡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도 2일 페이스북에 “수신료 인상을 통해 KBS가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설명을 수신료 납부자인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여당인 민주당 지도부에서도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당 고위 관계자는 “KBS가 수신료를 올리고 싶으면 뼈를 깎는 구조조정 등의 노력을 통해 국민이 ‘수신료를 올려도 되겠구나’라는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 여론도 KBS 수신료 인상에 강하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3일 미디어오늘과 리서치뷰가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은 KBS 수신료를 현행 월 2500원에서 3840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에 대해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기에 익명의 KBS 직원이 직장인 커뮤니티에 올린 ‘억대 연봉 글’은 화난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 지난달 31일 KBS 직원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우리 회사 가지고 불만들이 많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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