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집마다 전기 펜스 두른 남아공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주택가가 한국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것 중 하나는 집집마다 웬만하면 전기 펜스가 둘러쳐져 있다는 것이다. 남아공 자체가 강력 범죄가 높은 나라로 악명 높아서 그런지 처음에 전기펜스가 둘러쳐진 집들을 보면 왠지 살벌한 느낌이 들었다. 남아공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담장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이었다. 수도 프리토리아의 경우 서울은 말할 나위없고 미국 워싱턴 DC를 비교해봐도 전기펜스는 이곳에 압도적으로 많다. 거주할 집을 알아보러 다닐 때 안전상 고려해야 하는 것이 과연 전기펜스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그만큼 남아공에서 전기펜스는 '범죄와 전쟁'에서 중요한 대응 수단이다. 그러나 높은 담장에 전기펜스를 두르고 바깥출입이 그다지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는 상황에서 집 안에 있으면 갑갑증이 일고, 어떤 집은 마치 집 안에 있는 사람이 창살없는 감옥에 있는 것 같기도 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남아공이 수개월 간의 강력한 록다운(봉쇄령)에 들어가면서 자칫 이런 '폐쇄 공포증'은 더 심각해질 수 있었다. 결국 집세가 좀 더 들더라도 가능하면 단지 안에서나마 비교적 안전하게 돌아다닐 수 있는 곳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