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이 음모론으로 비난받는 세상...", "사실이 견해의 차이로 둔갑되는 세상", "사실(fact)이 관점의 차이로 내몰리는 세상"
"사실을 거짓으로, 거짓을 사실로 아무렇지 않게 만들 수 있는 세상" 1964년 10월, 한나 아렌트가 독일 ZDF 텔레비전과 가진 인터뷰에서 주옥같은 내용들이 등장한다. 이 가운데서도 특별히 주목하게 되는 것은 "누군가 사실을 만나게 되었을때, 그것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 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1. 권터 가우스(인터뷰자): 한나 아렌트 씨, 당신은 무엇이 정당한가?(악의 평범성, 2차 세계대전 전범 아이히만을 마치 두둔하는 듯한 저서)라는 의문을 논의의 대상으로 남겼습니다. 그럴 경우 우리는 진실에 대해 침묵해도 되지 않습니까? 한나 아렌트: 내가 침묵해도 되었을 거라고요? 맞아요! 하지만 분명 나는 그에 대한 글을 써도 됐을 거예요. ... 그런데요. 누군가 나한테 이런저런 일을 예상했더라면 아이히만(수많은 유대인을 죽일 학살 계획 실무 책임자) 책을 다르게 쓰지 않았겠느냐고 묻더군요. 나는 대답했어요. ”아뇨“ 내가 직면한 대안은 이런 거였어요. 글을 쓰거나 쓰지 않거나. 우리는 어떤 문제에 대해 잠자코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41쪽, 1964년 퀀터 가우스 인터뷰, 무엇이 남아있느냐고요? 언어가...) 2. 명백한 사실을 인지한 상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