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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개인의 선택 문제...외부 도움이 가진 한계" 인간에 대한 이해는 사회 문제 해결에 신호등 역할.

타인이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돕는 일은 귀한 일이고 필요한 일. 하지만 결국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어. 각종 사회 문제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지만, 결국 개인이 어떤 선택을 하는 가에 달려 있어. 인간이 가진 다면적인 특성에 대한 이해는 이를 입증.

"저 사람들을 누가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외신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내용이 미국 대도시의 노숙자 문제이다. 지난 4월 18일 로스엔젤레스의 신임 카렌 배스 시장은 '새로운 LA'모토라는 시정연설에서 2023-2024 회계연도 130억달러 가운데서 무려 노숙자 예산으로 13억 달러를 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캘리포니아 노숙자 가운데 40%가 로스엔젤레스 일원에 산재되어 있는 실정이다.   과연 13억달러라는 거액을 투입한다고 해서 노숙자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1. 

이런 문제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최근들어 생활고 등 다양한 이유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만만치 않을 정도도 많다.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서도 자살률이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22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인구 10만명 당 자살로 인한 사망자수가 23.6명으로 OECD 회원국 평균치 11.1명을 넘어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참고로 해당 통계에서 20명이 넘는 국가는 리투아니아 20.3명(2020년 기준)이 유일하다. 

 

이같은 상황은 현재로서는 개선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  앞으로도 경제상황이 더욱 악화되면 이런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2. 

노숙자 문제나 자살 문제나 간에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돕기 위한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노력은 꼭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문제의 해결에 있어서 개인의 선택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친 법이 없을 것이다.

 

여러 전문가들 가운데서 <죽음의 수용소>의 저자인 빅터 프랭클 박사처럼 극한 상황을 체험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그처럼 극한 상황에서도 어떤 사람이 살아남는 가를 직접 체험한 전문가도 드물 것이다. 때문에 인간에 대한 이해와 관련해서 그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1946년이면 그아 아우슈비치 생존자가 되고 난 이듬해다. 한 대중 강연에서 그가 설파하는 내용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 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하게 만든다.

 

3.

"누군가 인간의 선택을 돕는다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한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언젠가 저는 한 여성의 전화를 받은 적이

있는데, 그 여성은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그녀의 소파 위

벽에 걸려 있던 깔끔한 액자에는 격언이 적혀 있었습니다.

 

“운명보다 강력한 것은 흔들림 없이 운명을 떠받치는 용기다”

 

하지만 그녀는 그 격언 아래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결국 각 개인에게 있다는 것, 모든 것은 개인이

단지 말뿐이 아니라 창조적으로 행동하면서 삶의 의미를 자기

존재 안에서 실현하는 데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 출처: <그럼에도 삶에 예라고 답할 때>, 빅터 프랭클, 59쪽

 

빅터 프랭클 박사의 주장은 결국 개인의 선택처럼 중요한 것은 없었다는 말이다. 그의 주장은 과거의 일이 아니라 현재의 일이고, 또한 미래의 일이기도 하다. 인간은 어떤 상황에서든지 스스로 빛의 길을 선택할 수도 있고, 어둠의 길을 선택할 수도 있다. 

 

 

Klein He

 

4. 

그는 누가 계속해서 살아가는 가에 대해서도 중요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또한 이런 저런 이유때문에 다른 선택을 하려는 사람들에게도 분명한 메시지를 전한다.

 

"삶의 고단함은 계속 살아야 하는 것을 반대할 이유가 될 수 없습니다.

계속 살아가는 것은 오로지 절대적인 의미를 알 때에만

가능할 것입니다.

인도의 시인 라빈드라나트 타고르는 어느 시에서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잠들어 꿈을 꾸었습니다.

삶은 기쁨인 듯했습니다.

잠에서 깨어나 보았지요.

삶은 의무였습니다.

나는 일했고 이제는 알아요.

그 의무가 기쁨이었다는 걸."

- 출처: <그럼에도 삶에 예라고 답할 때>, 빅터 프랭클, 18-19쪽

 

5.

빅터 프랭클 박사는 "한 개인에게 삶이란 무엇이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명료한 답을 제시한다.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의 주장에 동감을 표한다.

 

살 것인가 말 것인가는 결코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점이다. 어떤 상황에서든 계속해서 살아가는 것은 개개인에게는 의무이자 책임이자 도리라는 것이다.

 

"인생은 의무입니다. 유일하고 커다란 책임입니다.

하지만 삶에는 기쁨이 존재합니다. 기쁨은 추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바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것은 오히려 스스로 나타나야

합니다. 마치 결과가 모습을 드러내듯, 스스로 제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에 행복은 결코 목표가 돼선 안 되고, 될 수도 없고, 되지 못하며

오직 결과일 따름입니다."

- 출처: <그럼에도 삶에 예라고 답할 때>, 빅터 프랭클, 19쪽

 

6.

때로는 역경이, 때로는 지루함이 삶의 과정에서 우리를 불쑥불쑥 방문하곤 한다. 이를 헤쳐나가는데 한 인간이 갖고 있는 삶을 바라보는 관점만큼 중요한 것은 없을 것이다.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계속해서 한발자욱 한발자욱 전진하는 것, 그 자체가 바로 삶이라는 것이다. 

 

외부로부터 도움의 손길이 주어지더라도, 결국 개인이 어떤 선택을 하기로 결정하는 가처럼 중요한 것은 없다는 사실이다. 

[ 공데일리 공병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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