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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공병호 칼럼] "중국은 일인지배의 완성을 목전에 두고 있고, 한국은 일당지배의 완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어쩌면 두 나라는 이토록 장구한 세월동안 서로 엮일까

시진핑 치하 10년의 괄목할 만한 특징은 일인지배의 완성이다. 중국의 영향력이 점점 심해지고 있는 한반도의 남쪽에는 또 다른 모습의 체제가 등장하고 있다.

1.

<조선일보>에 실리는 여러 칼럼들 가운데 가장 학구적이고 중후한 칼럼이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의 글일 것이다.

이 글을 통해서 늘 중국이 걸어온 길에서 나는 한국이 걸어가고 있는 길을 읽곤 한다.

 

2. 

1월 1일자, ‘송재윤의 슬픈 중국: 대륙의 자유인들 <13회>’의 제목은 참으로 의미심장하다.

 

출처: 조선일보

 

‘좌파=진보’라는 착오… 中 ‘좌익 보수’ 일인지배 정권의 완성

 

제목이란 것이 참으로 묘해서, 대부분 제목을 보는 순간 그 제목을 중심으로 어떤 생각을 하게 된다. 그것은 대부분이 문장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중국 좌익보수 “일인지배 정권의 완성”이란 제목을 보는 순간 나는

한국 “좌익보수(운동권) 일당지배 정권의 완성”이란 제목을 자연스럽게 떠올렸다.

 

3.

대선 승리, 지방권력 장악, 입법권력 장악, 행정권력 장악, 사법 권력 장악, 선거 장악 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실행을 통해서 이제 586좌파운동권 정치인들은 “일당지배의 완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리고 완성을 코 앞에 두고 있다.

 

중국의 일인지배 완성과 한국의 일당지배 완성에 대해 살펴본다. 

 

4.

송재윤 교수의 칼럼 중에서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한국 정치의 근본적 개혁을 위해선 “보수와 진보”의 이분법 대신 중국 정치의 분석가들이 흔히 사용하는 “보수파”와 “개혁파”의 구분법을 도입할 필요가 있을 듯하다.

이미지가 실체를 왜곡하는 정치언어의 속임수를 퇴치하지 않고선 민주주의가 순항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늘날 중공중앙의 정치에서 “보수파”는 의문의 여지없이 마르크스-레닌주의와 마오쩌둥 사상을 견지하고 중국공산당 일당독재를 옹호하는 중공중앙의 “좌파”를 의미한다.

반면 시장경제와 민영 기업을 중시하고 정치적 민주화를 추구하는 “우파”를 “개혁파” 또는 “자유파”라 부른다

 

1976년부터 1989년까지 중국 정치에서 개혁파가 득세를 하면, 이듬해는 어김없이 보수파의 반격이 이어졌다.

 

출처: 조선일보

 

보수파와 개혁파 사이에서 균형을 추구하던 덩샤오핑은 1989년 6월 “톈안먼 대도살”로 커다란 정치적 오점을 남겼다.

하지만 1992년 보수파의 반동 정치가 극에 달하자 남방의 6개 도시를 돌며 개혁개방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른바 “남순 강화”는 중앙정치의 흐름을 단번에 역전시키는 결정적 계기였다.

 

그 후로 20년이 지나서 권좌에 오른 시진핑은 지난 10년의 통치 과정에서 조야의 반대세력을 모두 제압하고 당헌의 임기 규정까지 폐기하는 강력한 일인지배의 기반을 완성했다.

개혁개방을 주도했던 덩샤오핑과는 달리 시진핑의 통치는 보수파 일색임을 부정할 수 없다.

 

호주의 언론인 맥그래거(Richard McGregor)이 지적하듯, 정적도, 비판자도, 후계자도 보이지 않는 일인지배는 실상 오늘날 중국의 가장 큰 약점일 수도 있다

 

5.

아무튼 송재윤 교수의 중국 현대사에 대한 멋진 그리고 중후한 칼럼을 읽으면서 어쩌면 중국은 한국에 이토록 강한 영향력을 역사적으로 행사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이 떠오른다.

 

시진핑이 10년 동안 이룬 것이 결국 “일인지배의 완성”이라면,

나는 2017년 정권을 장악한 586좌파 운동권 정치인들이 지난 5년 동안 이룬 것은

선거과정을 장악함으로써  “일당지배의 완성”을 향해 거침없이 질주해 온 것이다.

 

중국과 한국이 각각 “일인지배의 완성”과 “일단지배의 완성”이라면 그 끝은 어디일까?

참으로 답답한 현실이다.

 

해방과 함께 중국의 손아귀로부터 벗어나는듯이 보였지만

근래에서 이 사회가 돌아가는 것을 보면서 점점 중국의 손아귀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 굴종과 억압의 굴레 속으로 이 나라를 밀어넣지 못해 안달난 사람들의 

맹렬함을 크게 우려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