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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영세 유학일기11] "전공시험을 치르다"

1.

둘째 나에게 찾아온 행운은 학교로부터 일부 학점을 면제를 받은 것이다.

박사학위를 받기 위해서는 20과목을 이수해야 한다. 그러나 나는 그중 8과목을 면제 받은

것이다. 나에게는 큰 혜택이 아닐 수 없다.

 

2.

사실 유학 오기 전 한국에서 대학원 석사과정을 하였다. 당시 미국서 학위한 교수가 있다는

S대학원에 적을 두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펜대학 입학당시 석사과정이수를 인정받지 못했다. 사실 당시우리나라 대학원수준은 미국대학에서 바로 인정할 수준이 되지못했다. 강의는 별로

없고 학생스스로 발표하거나 리포트로 학점을 받던 때였다. 나도 유학가기 전 미국서 공부하고 온 분들의 분위기를 맛보기 위해 갔는데 교수들이 바빠서 별로 배우지 못했던 것이다.

 

3.

따라서 과목면제를 받아도 등록금 절약에는 도움이 되었으나 전공과목시험을 치르기 위해서는 들어야 할 과목이 여전히 많았다. 본래 박사과정 논문을 쓰기 위해서는 전공과목 두개를

선택하여 전공시험(field examination)을 쳐서 통과하여야만 한다.

나는 전공을 국제경제학과 화폐금융론을 택하였다. 국제경제학은 우리나라가 수출로 먹고사는 개방소국경제(small open economy)이기에 국제경제흐름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당시 달러를 기축통화로 고정환율제도를 채택하고 있던 IMF체제가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 전후 패전국이었던 일본, 독일이 부상하고 미국경제가 약화됨에 따라 달러기피현상으로 외환시장에서 달러가격이 폭락하고 있었다. 결국 닉슨대통령은 달러의 금태환을 중지함으로써 고정환율제도의 IMF체제I은 붕괴하고 변동환율제도로의 IMF체제II로 전환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국제경제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1973년에 이루어졌다. 그리고 산업국가를 강타한 석유파동도 1973년에 일어났다. 이러한 국제경제사태와 그 메카니즘을 이해하기 위해 국제경제학을 전공선택하였다.

 

4.

화폐금융론은 내가 정책분야에 관심이 많았는데 거시경제는 이미 첫 학기에 공부했고 다음 단계로서 화폐금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당시 화폐금융론을 담당한 교수가 일본인이었는데 미국학생과 교수들 사이에서 악명(notorious)이 높은 것으로 대학원 학과장이 공공연히 말하였다. 그러나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 그의 과목을 수강하였는데 과연 소문대로 그의 강의는 내용도 별로 없을 뿐만 아니라 대단히 거만하였다.

 

5.

반면에 국제금융론은 담당교수가 아서 브룸필드(Arthur Bloomfield)박사로 우리나라 한국은행법을 만들 때 자문한 교수로서 한국학생을 좋아하는 친한적인 인사였다. 그는 나에게도 개인적인 관심을 가지고 여러모로 도와주었다. 나는 필드시험을 무난히 통과하고 논문만 남았다. 그러는 사이에 미국은 많은 변화를 겪고 있었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