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이 바뀔 때마다 굴직굴직한 정책 변경 때문에 홍역을 치루는 나라" 완장 찬 사람이 바뀔 때마다 이러니, 앞으로는 얼마나 더 심각한 일이 발생하게 될까?

  • 등록 2024.08.22 14: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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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마다 치루어지는 대규모 제도 변경은 충분한 사전 검증을 필요로 한다. 더욱이 과격한 제도 변경의 경우에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섬세하고 점진적 변경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이 땅에서 그런 신중함과 겸손함을 기대하기 힘들게 되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제어되지 않는 정치권력은 개혁의 이름으로, 국민의 이름으로, 큼직큼직한 제도 개혁을 시도해 왔다. 제도 변경을 시도할 때마다 근사한 명분을 내걸었지만, 어김없이 정치적 이득이 빠지지 않았다. 이번 정부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앞으로 이 나라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지를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 

 

1.

문재인 정부 하에서는 여러가지 제도 변경 가운데 손에 꼽을 수 있는 것은 탈원전 정책, 소득주도성장(임금주도성장) 정책 그리고 임대차 보호법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아직도 눈에 선한 장면은 코로나가 막기 확산되기 시작할 무렵에 여의도 광장에 모인 다가구 주택 소유자들의 울부짖는 호소와 눈물이다.
 

2.

윤석열 정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의료계와 충분한 협의를 하지 않은 채, 아무 근거가 없는 의대증원 정책으로 지금 한바탕 난리를 치루고 있다. 지금 방송들이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는 응급실 위기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는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정책 당국자들을 보면,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3.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 70여년간 차곡차곡 축적되어온 원전산업은 하나의 생태계에 비유할 수 있다. 그래서 원전생태계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는가! 마찬가지로 한국의 의료시스템은 미국과 캐나다의 의료선교사들에 의해 시작되어 100여년 넘게 만들어져 온 의료 생태계이다. 인턴, 전공의, 전문의, 교수로 구성되는 도제방식의 수련제도 역시 하나의 생태계와 같다. 

 

4. 

따라서 어떤 제도와 정책 변경을 통해서 생태계에 변화를 추구할 때는 과학적 근거, 현장에 대한 이해, 당사자들과의 충분한 협의, 이론적 배경 등에 근거해야 한다. 또한 아주 섬세하게, 조심스럽게, 점진적으로, 시간을 갖고 점진적 개선 방식을 사용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20세기 100년은 사회적 실험이 어떤 결과를 가져다 줄 수 있는 가를 말해주는 살아있는 교과서이다. 친사회주의 정부나 공산주의 정부는 하나 같이 이상적인 상태를 목표로 급격한 제도 변경을 시도해서 수많은 사람들을 가난으로 몰아넣은 바가 있다. 좌파들의 치명적 자만 혹은 지적 오만은 귀한 교훈을 제공하고 있다. 

 

5.

사람들은 불편한 진실을 가능한 외면하려 한다. 하지만 세상에는 변경되기 어려운 사실이 있게 마련이다. 현행 공직선거 제도하에서 어떤 종류의 선거가 치루어지더라도 우파 진영이 승리하기는 어렵다. 애써 선거공정성 문제에 눈을 감는 사람들은 이런 사실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겠지만 말이다. 

 

더불어민주당은 8월 12일 중앙위원회를 열고 강령 및 당헌 개정안을 의결한 바가 있다. 이어서 8월 18일 당 강령을 확정해서 발표한 바가 있다. 국가가 모든 사람의 기본적인 삶을 보장하는 기본사회를 추구한다는 점을 당 강령 전문에 못을 박았다. 

 

"그냥 해 보는 소리다"라고 가볍게 여기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나의 생각은 다르다. 앞으로 기본사회에 기초한 대규모의 사회적 실험이 이 땅에 일어나게 될 것임을 예고하는 중요한 사건에 해당한다.  사회적 실험은 20세기 100년으로 충분한데, 또 다시 한국 사회의 큰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려 들어가게 될 것을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재원조달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데, 움직일 수 없는 땅에 대한 중과세와 기타 세원 확보를 위한 증세는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옳다"고 믿는 완장 찬 사람들을 제어하기 어려운 사회가 되었다. 이성, 논리, 과학, 증거, 이론 등 그 어떤 것도 자기 확신에 빠진 권력자를 제어하기엔 역부족이다. 

[ 공데일리 공병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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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호 기자 bhgong@gong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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