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대 설립과 의대정원 확대 등을 두고 갈등을 빚었던 의료계와 정부가 이번에는 의대생들의 의사 국가고시 재응시 문제를 놓고 '2라운드'에 돌입할 전망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의대생들에게 국시 재응시 기회를 주지 않는 정부를 규탄하며 의·정 협의체를 거부하고 '비타협적 전국 투쟁'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 최대집 의협 회장 "비타협적 전국 투쟁 나서겠다"
의협은 29일 성명서에서 "의사국시 해결 없는 의정협의체 제안은 받아들일 수 없으며, 보건의료체계의 파국을 막기 위해 교수, 전공의, 개원의, 봉직의 등 의료계 전 직역의 뜻을 모아 강력한 행동으로 대응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의협은 "향후 대응은 확대·개편 중인 범의료계투쟁위원회(범투위)를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력한 행동의 수위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으나, 최대집 의협 회장이 '투쟁'을 시사한 상태다.
최 회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정부와) 더 이상의 대화는 무의미하며 금일부터는 행동 대 행동의 원칙만 있을 뿐"이라며 "비타협적 전국투쟁으로 나아갈 것이다"고 적었다.
단 전국 투쟁이 곧 파업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김대하 의협 대변인 역시 "현재는 입장문에 언급된 수준으로 논의된 상황"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의협은 의대생 국시 응시는 국민 건강권을 위해 해결돼야 하는 문제라고 재강조했다.
의협은 "국가시험 응시는 의대생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보건의료체계의 유지와 국민 건강권을 위해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며 "2천700여 명의 신규 의사 공백으로 한 번도 경험해본 적 없는 대혼란이 유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겉으로는 의대생들에게 사과하라 하지만 사실상 의료계와 의협의 사과를 받고 싶어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정부 "국시 재응시, 의정 협의 논의 과제에 없어"
정부는 의대생들의 국시 재응시를 허용하는 데에는 국민들의 동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면서 의·정 협의체의 선제 조건으로 의대생 국시 문제를 거론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강도태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시 재응시는) 의정 협의 논의 과제에는 없다"며 "(의협이) 선제 요건을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의정 협의 과정에서 합의해 정한 내용을 충실히 논의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국민 보건 측면에서 앞으로 의사 국시를 보지 못해 생길 문제나 그러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 등을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그는 의사들이 다시 한번 집단 휴진 등 단체 행동에 나설 가능성과 관련해 "집단행동까지는 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면서도 "만약의 경우, 국민 피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충분히 대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계는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에 반발해 지난 8월 집단휴진에 나섰다가 9월 4일 정부·여당과 의정협의체를 구성해 관련 정책을 재논의하는 계획을 골자로 한 합의문에 서명하고 단체행동을 중단했다.
다만 의대생들은 의정 합의 이후에도 국시 거부 의사를 철회하지 않다가 응시대상자 3천172명의 14%인 436명만 접수한 상태에서 지난 9월 6일 신청 기한이 마감됐다. 이후 같은 달 24일 국시에 응시하겠다고 밝혔으나 정부는 형평성을 이유로 이들에게 추가 응시 기회를 부여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계승현 기자 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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