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처가 “6·25 전쟁은 미국이 일으킨 전쟁”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공무원 학원 역사 강사에게 ‘이달의 독립운동가’ 강연을 맡기고 이를 페이스북 등을 통해 유포한 것으로 5일 확인됐다.
이 강사는 6·25 전쟁의 내용을 왜곡하는 발언을 했을 뿐 아니라 수강생을 대상으로 '현대사를 공부하는 가장 큰 목적은 반미의식을 키우는 것'이라는 반미 감정을 유도하는 취지의 발언도 하기도 하고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공개 지지하기도 했다.
보훈처 관계자 등에 따르면, 최근 역사 강사 A씨는 보훈처가 선정하는 8월의 독립운동가 이석영 선생에 대한 강연을 제작했고 보훈처가 이를 페이스북 등에 게재했다. 보훈처 측은 “A씨가 역사 강사로서 재능기부를 하는 차원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공무원 수험생을 주로 가르치는 A씨가 6·25 전쟁과 관련해 부적절한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A씨는 과거 다른 강의를 통해 “6·25 전쟁은 미국이 연출, 각본, 시나리오를 다 썼던 전쟁”이라며 “6·25 전쟁은 미국이 일으킨 전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쟁이 일어나기 전부터 미국 내에서는 전쟁이 일어나자마자 남한이 일방적으로 밀리며, 그 이후 제주도에서 출발해서 인천상륙작전을 하겠다는게 준비돼 있었다”고도 했다.
A씨는 반미 감정을 부추기는 취지의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전쟁 당시 그냥 미군 애들이 비행기 타고 가다가 피난 행렬 있으면 '포 얼마나 잘 떨어지나 볼까?'하고 뚝뚝 떨어뜨렸다"라며 "(우리는 미군에) 사람 취급을 못 받는 민족이었다"라고 했다. A씨는 "현대사를 공부하는 가장 큰 목적과 의의는 성숙한 반미의식을 키우는 것"이라고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A씨는 앞서 자신의 SNS에 "역사 채널을 운영하면서 총선 개입은 자제하려 했습니다만, 한 후보 이야기만 해야겠다"며 민주당 일부 의원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일각에서는 6·25 전쟁과 관련돼 왜곡된 주장을 하는 강사의 강연을 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한 정부관계자는 “보훈처는 북한의 남침으로 비롯된 6·25 전쟁을 추모하고 한·미 동맹을 수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런 사람을 강연 강사로 쓰는게 맞느냐”고 물었다. A씨의 강연 영상은 보훈처 페이스북 등에 게시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재는 볼 수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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