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묘한 시점에 대통령이 던진 메시지가 의미심장하다.
6월 13일자 주요 언론들은 경쟁적으로 "윤대통령, '선관위, 아직까지도 정신 못 차려'"라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선관위 문제가 크게 부상한 시점에서 나온 이야기라서 특별한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1.
윤석열 대통령은 6월 13일 파인그라스에서 주호영 전 원내대표를 비롯한 전임 국민의힘 원내대표단을 초청해 그간의 노고를 격려하는 오찬을 가졌다”고 한다.
참석자들이 전하는 대통령 말씀 가운데 하나가 다음과 같다.
윤 대통령은 선관위에 대해 “부정 채용에 관련된 문제가 많은데 아직까지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 참석자는 “선관위가 (감사원 직무)감찰을 받지 않는다고 해서 얘기가 있었다”고 밝혔다.
2.
부정 채용에 한정된 이야기지만, 대통령이 선관위 문제가 이 정도가 국민들이 관심사가 되었으면 현안 가운데 하나로 분명한 메시지 전달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도통 그렇게 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윤 대통령이 선관위의 진짜 문제가 채용비리가 아니라 득표수 조작과 같은 선거범죄라는 사실을 어느 누구보다도 소상히 알고 있을 것으로 본다. 물론 당사자에게 물어본 적은 없지만, 보통 시민들도 다 아는 일을 대통령 자신이 모를리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검찰총장 시절부터 3년 넘게 이 문제가 거론되어 왔고, 선관위 관련 기사의 하단에는 선거부정 문제를 질타하는 국민들의 주장이 끊이질 않기 때문이다.
3.
아쉽게도 윤석열 대통령이 그동안 선관위 문제를 대해온 태도나, 최근에 선관위 문제가 급부상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침묵을 지키는 것에서 이 문제가 향후에 어떻게 흘러갈지를 예상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아마도 채용 비리와 관련해서 몇몇 고위직에게 경미한 책임을 뭍고 그 선에서 봉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 선관위 문제의 핵심은 그냥 뭍고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4.
선관위의 현재 인력구조와 사전투표 제도가 현재처럼 존속되는 한 득표수 조작을 근절하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2024총선에서는 윤석열 정부가 크게 힘을 써지 못하는 수준 정도로 선거 결과가 만들어질 것으로 에상된다. 결정권은 국민이 갖고 있다기 보다는 현재 체제라면 득표수를 세는 자들이 결정하게 될 것으로 본다.
2027 대선에서는 2022년 3.9대선을 능가하는 일이 일어나게 될 것으로 본다. 3.9대선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는 이미 <도둑놈들 2> <도둑놈들 3>으로 낱낱이 밝힌 바가 있다.
5.
2026년까지는 그럭저럭 굴러갈 것이다. 굴러간다는 것은 크게 되는 일도 없고, 안되는 일도 없다는 식으로 세상이 돌아간다는 말이다. 무슨 개혁을 이야기하지만, 그게 될 까닭이 없다. 그냥 기둥이 흔들흔들 거리는 건물에 새 페인트 칠한다고 해서 무엇이 달라질 수 있겠는가?
그러나 사람이란 본래 눈 앞의 이익에 매몰되기기 쉽다. 일찍이 마키아벨리의 인간 본성의 빛과 그림자를 정확하게 지적한 바가 있다.
인간은 흔히 작은 새처럼 행동한다.
눈앞의 먹이에만 정신이 팔료 머리 위에서 매나
독수리가 내리 덮치려 하고 있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참새처럼 말이다. (정략론)
좋은 기회를 놓치고 나면 다음 대선 이후부터
또 다시 엄청난 고행길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문 정권 5년, 선거를 장악한 자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보기도 하고,
처절하게 경험하지 않았는가! 경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눈 앞의 편안함에
눈을 감아 버리는 것이 대다수 인간들임을 못내 안타까워하게 된다.
[ 공데일리 공병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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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놈들 5: 2022 지방선거, 어떻게 훔쳤나?> (5/30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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