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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스스로를 지킬 수 없는 국가를 누가 보호해 줄 수 있겠는가?"...아프칸으로부터 완전 철군 결정

20년 동안 미군과 연합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호전되지 않았고, 그 결과 철군 이후에 어떤 미래가 도래할지를 예상하면서도 미국의 철군 결정

미국은 오는 9월 11일까지 아프칸으로부터 완전 철군을 단행한다. 

 

철군 이후에 아프칸에서 어떤 상황이 벌어지게 될지를 예상하는 일은 조금도 어렵지 않다.

아마도 남베트남에서 전개되었던 상황이 그대로 펼쳐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유부단한 아프칸 정부에 비해 종교원리주의로 무장한 탈레반은  경쟁 대상이 될 수 없다. 

 

이미 영국 정부는 전개될 상황을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영국군이 주둔하는 동안

통역사 등으로 협조한 현지인 1,400명(가족 포함 3,000여명)을 신속히 영국으로 이주하는

대책을 실행에 옮길 것이라고 한다.

 

한 전문가는 아프칸 상황을 이렇게 이야기한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은 한 번도 자기 나라의 선익에 헌신하는 믿을 만한 현지 파트너 정부를 만난 적이 없다. 지배 엘리트들은 오직 권력 다툼과 재산을 모으는 데만 바빴다. 그들은 너무 부족 중심적이어서 공동선을 위해 함께 일할 수 없었다. 파키스탄도 탈레반을 통제하는 데는 믿을 만한 파트너가 아니었다. 탈레반은 느슨한 파키스탄 국경 안팎에서 안전지대를 누렸다."

 

부패와 분열이 일상화 된 나라에서 아무리 자유와 인권이란 대의를 높이 세우고

강대국들이 막대한 비용과 희생을 감내해서 개입하더라도 효과를 볼 수 없다.

 

강대국의 지원은 스스로를 지키려는 의지를 가진 국민들과 정직한 정부가 있을 때만이

가능하였다. 아마도 미국의 철군에는 마치 밑빠진 독처럼 아무리 막대한 전비를 쏟아붙더라도

원래의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미국의 판단이 섰기 때문일 것이다. 

 

아프칸에서도 가진 것이 있는 사람들은 눈치껏 바깥으로 탈출을 감행할 것이다. 

탈레반의 원리주의는 지난 20여년 아프칸인들이 누렸던 기본적인 권리

가운데 많은 부분을 빼앗아갈 것으로 본다. 특히 여성들의 교육기회 박탈을 불을 보듯이

뻔하다. 생명과 재산을 잃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대규모 숙청을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철군이 발표되자 마자 탈레반은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탈레반은 바글란, 헬만드주 등에서 대규모 공세를 벌이고 있는데, 현지 상황이 갈수록 불안해지자 집을 떠나 비교적 안전한 지역으로 탈출하는 주민들이 쏟아지고 있다.

처음에는  안전지대가 있겠지만, 이미 국토의 절반 이상을 장악한 탈레반을 피해

갈 수 있는 곳이 점점 없어지고 말 것이다. 

 

이미 현지 언론들은 정부군이 주요 거점들을 상실하면서 탈레반 장악 지역이 날로

확대되고 있다고 전한다. 

 

6월 8일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미군 철수에 따른 아프간 현지 치안 악화가 매우 우려된다"면서  "재외국민 보호를 위한 선제 대응 일환으로 현지 체류 중인 재외국민에게 6월 20일 이전까지 일시적으로 철수할 것을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현재 아프간에는 대사관 직원을 제외하고는 소수의 재외국민이 사업상의 목적으로 체류 중"이라며 "다행히 아직 대사관이나 한국인을 표적으로 삼거나 그 주변에서 공격이나 테러가 일어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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