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태, 어떤 방법으로 해결되더라도 원래 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현장을 잘 아는 의료인이나 상황을 냉철하게 보는 사람들의 의견이자 전망.

  • 등록 2024.10.06 01:4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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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은 섬세해야 하고, 사심이나 거짓이 없어야 한다. 세상 일이 모두 그렇듯이 거짓이나 사심이 끼어들게 되면 사달이 나게 마련이다. 의대정원을 필두로 하는 의료정책 변경은 이제 원래 상태로 돌아가기엔 너무 와 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습 기미가 여전히 요원하다. 이제 한국인들은 너나없이 ㄴ

의료사태가 이제 만 9개월을 넘어섰다. 정책을 과감하게 추진한 사람들도 이처럼 장기화 되고 사회적 파장이 클 줄을 미처 몰랐을 것이다. 중요한 이유는 공명심이나 숨겨진 이유와 같은 사심이 앞섰고 동시에 의료 현장을 잘 몰랐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의료 문제에 대해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았던 필자조차도 지난 2월 이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해관계가 전혀 없는 관찰자 입장에서 의료 문제를 들여다 봤고,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으로 나온 첫 반응은 이랬다.  "이 양반들이 현장을 모르고 그냥 밀어붙였구나. 정말 큰일이다."

 

1.

정책 추진자들이 예상치 못한 다양한 부작용을 수습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지만, 의대증원 정책의 파급 효과는 거의 영구적인 상흔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에 종사하고 있는 YS Jee님이 최근에 남긴 현장 상황이다. 지금 벌어지고 있고, 앞으로 일어나게 될 상황을 시사하는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2.

안구 손상환자가 삼성의료원을 갔는데 휴일이라 수술이 안되어서 천안 단국대병원을 소개해줬는데 거기도 안된다고 해서 영등포의 김안과를 갔는데 역시 야간진료가 되지 않아서 멀리 대전까지 오셔서 지금 수술 중이다.

이게 뉴 노멀인가 보다.

오바마가 부러워하던 한국의료는 이제 이렇게 OECD의료를 닮아가고 있다.

내가 이런 현상이 윤정부 끝날 때까지 가겠죠 하니까...어느 교수님이 이제 의대증원 원점으로 되돌린다고 해도 금년 2월 이전 수준으로 한국의료가 돌아가지 않을 거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전공의들이 한국의료현실을 알아버려서 돌아오지 않을 거라면서....

대통령은 물론 총리나 복지부 장관 교육부장관들 발언을 보면 지금 현상을 너무 나이브하게 보는 것 같다...

 

3.

YS Jee님이 전하는 짧은 현장 소식은 정말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첫째, 어떤 방식으로 수습되던지 간에 2월 이전의 의료 상태의 복구가 어려울 것이다.

둘째, 어려운 이유 가운데 하나는 젊은 의사 혹은 젊은 의사 후보생들 사이에 쉬쉬하고 공유되어 왔지만 결코 믿고 싶지 않았던 한국의료의 어두운 면을 너무 잘 알아버린 것이다. 

셋째, 인식의 변화는 결국 중증 질환자나 위급 질환자의 치료에 크게 기여해 온 필수의료 지원자의 급감을 낳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4.

관료나 정치인 그리고 지식인들처럼 현장과 동떨어져 있는 사람들은 자주 '지적 자만'이나 '과도한 자신감'에 빠질 위험이 크다. 이것은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를 통해서 늘 관찰할 수 있는 현상이다. 자신을 낮추고 현장을 이해하고, 현장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경험적으로 사회적 비용을 낮출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다. 더더욱 이론적으로도 현장 지식이나 정보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고 옳은 일이다.

 

5.

이번 사태는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여러 문제점을 한꺼번에 노출시킨 사건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무엇을 하던지 간에 착실히, 야무지게, 점진적으로, 합법적으로 추진해 가는 것이 너무 부족하다는 점이다. 처음에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유연성 부족은 현 정부의 앞날에도 상당한 부감을 줄 것으로 보인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의료계 일반이 아니라 떠나 버린 전공의와 의대생들이란 점이다. 의료계는 그저 관찰자일 뿐이다. 솔직하게 문제 대상과 핵심을 인정할 때만이 수습의 기미가 보일 것이다. 

[ 공데일리 공병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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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호 기자 bhgong@gong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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