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태, 어쩌면 일처리를 이런 식으로 할 수 있을까?" 의과대학 정원 문제를 추진하는 윤 대통령과 보건복지부관리들을 보면 그냥 안타까운 마음보다도 한심한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도 우려되는 것은 출구전략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다.

  • 등록 2024.08.10 14:3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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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의 경우 외과든 내과든 가리지 않고 외래 환자수가 꾸준이 줄어들고 있다. 이것은 통계자료로서 확인될 뿐만 아니라 개원의들이 체감하고 있는 일이다. 결국 개원의 분야도 포화상태임을 말해준다. 그런데도 의사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1만여명을 더 배출해야 한다는 주장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정부가 필요로 하는 것은 수도권 6천여 병상의 증축에 따라 필요한 전공의가 아닌가라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의과대학 증원문제. 백번 양보해서 윤석열 대통령이 옳다고 가정해 보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꺼번에 60% 가깝게 의대증원을 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 이야기인가? 거칠고 미숙한 일처리 방식에 대해 실로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설령 윤 대통령이 옳다고 가정하더라도 5%, 10% 정도 선에서 점진적으로 바꾸어 가는 노력을 했어야 했다.

 

1.

2천명 증원 과정에서 의료계와 협의다운 협의도 없이 증원 정책을 밀어붙인 것은 윤 대통령이 평소에 세상사를 어떻게 대해 왔는지 그리고 세상을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한 단면이라고 생각한다. 몇십 년 동안 한 분야에 종사해 온 사람들은 다른 분야의 사람들이 도저히 범접할 수 있는 특별한 지식을 갖고 있다. 이런 부분을 깡그리 무시할 수 있다는 정신세계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단순히 무식하다 혹은 거칠다는 표현만으로 담아낼 수 없는 일이다. 

 

2.

한편 이번 의대 증원 문제를 처리함에 있어서 한국의 기성세대가 얼마나 전체주의적이고 고압적인 일처리 방식에 익숙한지를 보여준 셈이다. 옳지 않은 일, 사실이 아닌 일을, 부끄러워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나이를 무기로, 자리를 무기로 젊은 세대들에게 강제하거나 강요하는 일은 서슴치 않음을 보여준 사례이기도 하다. 만일 내가 그 자리에 앉아서 동일한 일을 처리하였다면 도저히 그런 방식으로 일처리를 할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내 자신을 설득할 수 없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3.

매년 3천명이 넘는 의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전문의들도 병원의 봉직의를 원하더라도 넉넉한 일자리가 주어지지 않는다. 특히 낮은 수가와 줄어드는 환자수 때문에 병원들은 최소한의 의사만 고용한다. 때문에 전문의를 마친 이후의 젊은 의사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봉직의가 될 수 없다면, 그 다음에 남은 진로는 개원을 하는 것이다.  다음의 두 개의 도표는 한국의 개원의 상황을 잘 말해주고 있다.

 

4. 

외과의 경우 외래환자수는 지난 20여년간 꾸준히 감소해 왔다. 낮은 수가 하에서 환자수가 감소한다는 것은 의원들의 경영상황이 녹녹치 않음을 말한다. 대부분의 필수과 개원의 상황도 꾸준한 환자수 감소에서 예외가 아닐 것이다.

 

그나마 상황이 나았던 내과도 지난 10여년동안 꾸준히 환자수가 감소해 왔음을 뜻한다.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겠지만, 앞으로도 환자수 감소는 저출산 고령화와 맞물려 더욱 더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림 1> 외과의원수와 의원 당 외래환자수 변화 

 

 

<그림 2> 내과의원수와 의원 당 외래환자수 변화 

 

4.

정부가 주장하는대로 과연 의사수가 부족한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오히려 정부가 원하는 것은 수도권 지역의 6000병상 증축에 따른 전공의 수요가 아닌가라고 묻고 싶어진다. 값싸고 고강도의 근로에 익숙한 전공의가 필요로 하였기 때문에 필수의료인력 부족문제, 지방의료 인력 부족문제라는 근사한 명분을 내세우지 않았는가라고 묻지 않을 수 없다. 

 

위 자료는 지금도 의사 수는 충분하고,  매년 3천명이 늘어나는 것만으로도 다른 국가를 압도하고 남음이 있을 정도로 1위임을 말해주고 있다.

[ 공데일리 공병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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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호 기자 bhgong@gong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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