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성향과 특성은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 2020년 4.15총선 이후에 우연히 접한 공직선거의 득표수 조작 문제는 공병호라는 사람에게는 그냥 사회현상을 규명하는 여러 연구주제 가운데 하나였다. 책임질 수 없는 주장을 고집하는 젊은 일부 정치인들과 나이가 든 일부 전직 언론인들의 어처구니 없는 아무말 대잔치에도 불구하고, 젊은날 데이터 분석으로 훈련받은 사람에게는 학위 논문이나 이후의 학술논문을 쓰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1.
젊은 날이나 지금이나 간에 공병호란 사람의 특성과 성향은 세월이 많이 흘렀음에도 변한 것이 별로 없다. 진지하게 성실하게 사물이나 현상을 바라보고, 그곳에서 어떤 가설이나 주장을 세운 다음,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 자료를 찾는 것이다.
그것은 20대에 경제학박사를 받기 위한 훈련과정이나 젊은날 100여권의 책을 집필할 때나 지금이나 조금도 변함이 없다. 우리 사회에서 모모한 인물들에서 관찰할 수 있는 것 즉 자신의 이익과 일파의 이익을 위해 양심을 저버리고 아무말 대잔치에 열성 멤버로 가담하지 않는 것이다.
2.
조슈아TV의 조슈아님이 4.15총선 이후에 내놓은 후보별 차이값(사전투표 득표율-당일투표 득표율)에서 이례적인 통계적 변칙을 발견하고 "선관위 주도 사전투표 득표수 조작이 있었구나"라는 가설(주장)을 세웠다. 그리고 4.15총선 이후에 개표 현장의 이상한 투표지와 재검표 현장의 이상한 투표지를 보고 또 하나의 가설을 세웠다. "선관위 주도 득표수 조작이란 선거범죄가 한번이 아니라 2017 대선부터 계속되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4.15총선 이후에 공병호TV의 방송 내용이나 공데일리 등을 통한 글은 대부분이 두 가지 가설을 밝히기 위한 여행길이었다고 볼 수 있다. 다시 한번 두 가지 가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선관위 주도 득표수 조작이란 선거범죄가 2020년 4.15총선에서 일어났다."
"선관위 주도 득표수 조작이란 선거범죄는 4.15총선만이 아니라
2017대선부터 일곱 번의 모든 공직선거에서 반복적으로 선거범죄를 저질러 왔다."
3.
두 번째 가설은 재야전문가의 헌신적인 도움이 있었다. 결국 선관위 주도 선거범죄가 얼마나, 어떻게 일어났는 가를 마무리한 시점이 2022년 11월 말 무렵이었다. 바로 집필작업에 들어갔고 2023년 1월부터 <도둑놈들 1: 선거, 어떻게 훔쳤나?>를 필두로 5월 30일까지 모두 5권의 공직선거 해부 시리즈를 발간하였다.
"너희들은 도둑놈들이다"
"너희들은 도둑질을 이만큼 했다"
"너희들은 도둑질을 한번이 아니라 일곱 번 해 왔다"
이렇게 주장해도 스스로 어떤 범죄를 저질렀는지를 알고도 남음이 있는 도둑놈들은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왜냐하면 도둑질을 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엄청난 도둑질을 계속 해 왔기 떄문이다. 별별 수단을 다 동원해서 전산장비에 남아있었을 증거물은 인멸하는데 그들은 성공하였다. 그들은 외쳤을 것이다. "우리는 모든 부정선거 증거물을 인멸하는데 성공하였다! 선관위원장인 법관들도 우리와 다 한패거리다! 대법관 나리들은 우리를 위해 일한다! 우리는 모두 다 이루었다!"
그러나 그들 스스로 제조생산해서 당당하게 발표한 당락을 결정하는 '선관위 발표 후보별 득표수'가 남아있기 때문에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딱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그들이 남긴 후보별 득표수는 범죄 현장에 남긴 지문과 범죄 도구보다 훨씬 강력한 '스모킹 건'과 같은 것이다.
4.
거의 모든 사회과학 학술논문은 사회현상을 규명하고 사실을 밝힌 다음 원인을 규명하고 그 다음에 전망과 대책을 내놓것과 관련되어 있다. 연구자는 가설(주장)을 세우고, 이를 입증해야 한다. 입증 과정 가운데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이 입증하려고 하는 사회현상에 관한 데이터(통계자료)를 분석해서 가설을 뒷받침하는 일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사회과학에서 데이터 분석은 데이터에 존재하는 규칙(관계)를 찾아내는 것이다. 흔히 X와 관련된 데이터와 Y와 관련된 데이터 사이에 일정한 규칙(예를 들어, Y=a+bX)을 찾아내는 것이 데이터 분석의 핵심이다. 이것이 거의 대부분의 사회과학 논문이 가설을 입증하는 방법이다.
5.
선거 혹은 투표는 표본의 수가 엄청나게 많은 사회현상이다. 수만명, 수십만명, 수백만명 때로는 수천만명에 투표에 참가한다. 투표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는 표본의 수 즉 데이터의 숫자가 많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통계학의 기본 법칙에 준하는 결과가 나와야 함을 뜻한다.
그런데 더욱 중요한 사실은 이렇게 많은 투표자들이 던지는 득표수는 자연수(난수, 무작위수, random numbers)이다. 자연수를 더한 것도 자연수가 되어야 한다. 자연수라는 것은 X와 Y사이에 어떤 규칙이나 관계를 찾을 수 없음을 뜻한다. 자연수는 다음과 같이 제멋대로 숫자들이어야 함을 뜻한다.
<표1> 자연수
6.
선관위 주도 선거범죄가 밝혀진 것은 '숫자의 특성' 때문이다.
2017 대선부터 2023년 보궐선거까지 선관위 발표 후보별 득표수는 모두 자연수가 아니었다. 만들어진 숫자가 갖게 마련인 X(더불어시민당 후보 득표수)와 Y(국민의힘 후보 득표수) 사이에 정확한 규칙을 찾아낼 수 있었다.
선거범죄에 관여한 자들이 가장 숨기고 싶은 것은 범죄가 세상에 드러나는 것이다. 사람의 힘을 빌리지 않고 숫자의 힘을 빌려서 이를 밝혀낸 것이다. 아래는 2022년 6.1지방선거 강원도지사 선거다. 딱 2명의 후보가 출마하였기 때문에 18개 선거구에서 김진태(국민의힘)의 사전투표 득표수를 빼앗은 만큼 이광재(더불어민주당)에게 옮겨주었음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선거데이터에서 찾아낸 규칙(수학적 관계식)이야말로 선거사무를 주도한 자들 가운데 일부가 공직선거데이터를 어떻게 조작해 왔는 가를 리얼하게 증언해 주고 있다. 숫자의 힘은 위대하다. 깜쭉같이 속이고 넘어갈 수 있었을 것으로 범죄자들은 믿어의심치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을 보기좋게 배반한 것은 '숫자(numbers)'이다. 숫자들은 인간들처럼 사익을 위해 거짓이나 은폐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재야전문가의 도움으로 선거사무를 담당한 자들이 숫자를 만들어서 일곱번 공직선거에서 발표해 왔음을 밝혀내게 되었다.
선관위가 발표한 후보별 득표수는 투표자들이 던진 득표수를 단순 합산한 숫자가 아니다. 투표자들이 던진 득표수에서 일정한 조작값을 적용해서 국민의힘 후보에게서 일정 퍼센트를 훔친 다음에 이를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더해주는 만들어진 새로운 숫자를 발표한 것이다. 그것이 지금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 남아있는 2017대선부터 2023보궐선까지의 '만들어진 숫자들'이다.
<표 2> 만들어진 수(man-made numbers)
<그림 설명> 차이값 그래프는 2022년 6월 1일 지방선거(노태악-박찬진 지휘)에서 김진태(국민의힘)가 얻은 사전투표 득표수에서 일정 퍼센트를 훔친 다음에 이광재(더불어민주당)에게 더해준 선거결과임을 말해주고 있다. 정밀 분석에 들어가기 이전에 그래프를 보면, 대략적으로 10%로 정도 훔친 것으로 보인다. 쉽게 이야기하면 관내사전투표 투표자수 가운데 -10%만큼을 빼앗아서 +10%만큼을 더해주었을 것으로 보인다. 득표수 증감작업에 동원된 조작규모는 관내사전투표 투표자수의 20%로 추정된다.
그래서 <도둑놈들>이란 책이 나와도 꿀먹은 벙어리처럼 숨을 죽이고 가만히 있는 것이다. 그들 가운데 일부 핵심 관련자들은 이렇게 간절히 염원하고 있을 것이다.
"공박사가 제발 입을 다물어 주길 간절히 바랍니다!"
"이번 선관위에 대한 감사가 채용비리를 절대로 넘어서지 않도록 간절히 바랍니다!"
대한민국이 건국된 이후 6.25전쟁을 저지른 자들만큼 사악한 범죄자들이다. 한국 사회가
이 문제를 제대로 처리할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할 일이다. 왜냐하면 나라가 워낙 이상하게
변질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이런 사악함은 방치하거나 은폐한체, 나라에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믿는다면, 그 사람의 정신상태를 심히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여기까지다.
사실과 진실을 밝혀내는 일까지 내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훗날 자식들에게 그리고 손자 손녀들에게 최소한 이런 원성은 듣지 않을 것으로 믿어의심치 않는다.
"아버지, 아버지는 그 때 뭘하고 계셨습니까!"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그때 뭘하고 계셨습니까!"
[ 공데일리 공병호 기자 ]
공병호의 공직선거 해부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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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놈들 5: 2022 지방선거, 어떻게 훔쳤나?> (5/30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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