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외교 보이콧' 美, 中에 무더기 제재…신장제품 수입금지

  • 등록 2021.12.17 15:3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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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의학연구원 등 11곳 수출제재…DJI 등 8개 기업 투자블랙리스트
의회, 위구르 강제노동방지법 처리…백악관, 중국 IT투자 대책회의

 

미국 정부가 중국의 신장 위구르 자치구 인권 탄압을 이유로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한 데 이어 중국 의료 연구기관 및 기업을 무더기로 징계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하원에 이어 상원에서도 신장 지역에서 만들어진 제품의 수입을 사실상 금지하는 '강제노동방지법'을 처리하면서 인권 문제를 고리로 한 미국의 대(對) 중국 견제가 최고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1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군사적 목적과 인권 탄압을 위해 생명공학을 비롯한 첨단 기술을 발전시키려는 중국의 위협에 조치를 취한다"며 중국을 포함해 말레이시아와 터키 등 모두 37개 기관 및 기업에 대한 수출 제재 방침을 밝혔다.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생명공학과 의학은 생명을 구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지만, 중국은 이를 종교·인종적 소수자들을 억압하고 통제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며 "미국의 기술이 이 같은 국가 안보에 반하는 행위에 이용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제재 대상에는 중국 군사과학원 군사의학연구원을 비롯해 산하 11개 연구소가 포함됐다.

 

상무부는 이들 기관이 두뇌 조종을 포함하는 무기 개발에 관여했다고 명기했다.

 

인권 단체들은 그간 중국 정부가 안면인식 및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위구르족의 유전자 추적 및 감시를 진행 중이라고 비판해 왔다.

 

미국의 2018년 수출 규제법에 따르면 BIS는 국가 안보 및 외교 정책에 반할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제기되는 기관 및 개인에 대한 수출 및 재수출을 규제할 수 있다.

 

재무부도 이날 홈페이지에 세계 최대 상업용 드론 제조사인 DJI를 비롯해 중국 기업 8곳을 투자 블랙리스트에 추가한다고 고시했다.

 

추가 제재 대상 기업은 DJI를 비롯해 안면인식 소프트웨어 기업 쾅스커지(曠視科技·Megvii)와 윈충커지(雲從科技·CloudWalk), 수퍼컴퓨터 제조업체 수광(曙光·Dawning), 사이버 보안 그룹 샤먼 메이야 피코(Xiamen Meiya Pico), 인공지능 기업 이투커지(Yitu Technology),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 레온 테크놀로지(Leon Technology), 클라우드 기반 보안 감시 시스템 기업 넷포사 테크놀로지(NetPosa Technologies)이다. 

 

 

재무부는 이미 60개 중국 기업그룹을 블랙리스트에 올려 미국인의 금융지분 취득을 금지하고 있다.

 

하원에 이어 상원은 이날 본회의를 열어 강제 노동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중국 신장지역에서 만들어진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위구르족 강제노동 금지법'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이 법은 신장에서 제조되는 상품을 강제노동 생산품으로 전제하는 일응추정(rebuttable presumption·반박해 증명하지 않으면 사실이라고 전제하는 원칙)의 원칙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이 예외를 두지 않는 한 신장에서 들어오는 물건은 모두 수입이 금지된다.

 

또 미국 국토안보부는 신장 등에서 위구르족을 탄압하는데 중국 정부와 협력하는 단체들의 명단을 만들고, 그들의 물건이 미국에 들어오는 것도 금지한다.

 

미국 정부의 대(對)중국 규제 범위가 중국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한 미국 자본의 투자로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감지된다.

 

화웨이 등 중국 IT 기업들이 신장 위구르 문제를 포함해 중국 당국의 사찰에 광범위하게 협조 중이라는 의혹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미국의 자본이 이들 기업으로 흘러 들어가면 이는 스스로 위협을 키우는 것과 같다는 이유에서다.

 

이 같은 우려에 백악관은 내부적으로 각료급 고위 당국자 회의를 개최했지만, 사안의 민감성 때문에 뾰족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일각에서는 법적 규제 필요성까지 거론된다.

 

의회 자문기구인 미중 경제 안보 검토 위원회는 지난달 중국의 군사 및 감시 행위와 연관된 기업에 대한 투자 규제를 강화할 법규 제정 필요성을 조언했다.

 

공화당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이와 관련해 "미국의 국가 및 경제 안보를 해치는 중국 기업에 미국의 기술을 이전하는 것과 미국의 자본을 투자하는 것에는 실질적으로 아무 차이가 없다"며 조치를 촉구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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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경 기자 gong@g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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