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이 하반기 한미연합훈련을 예정대로 16일부터 시작한다고 공식 발표한 가운데, 북한이 추가로 반발할지 주목된다.
합동참모본부는 15일 "한미동맹은 코로나19 상황, 연합방위태세 유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한 외교적 노력 지원 등 제반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21년 후반기 연합지휘소훈련을 16일부터 9일간 시행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최근 한국 내 심각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으로 막판까지 우려가 제기됐지만, 양국 모두 장병 백신 접종을 대부분 마친 데다 현재의 안보 상황 등을 고려해 훈련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규모는 이미 축소된 3월 전반기 훈련 때보다 더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도 '필수인원'만 참가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만 참가하도록 하고, 훈련 개시 전 참가 인원을 대상으로 유전자증폭(PCR) 검사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합참 공식 발표 문안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로우키' 기조를 유지하려는 의도도 읽힌다.
합참은 "이번 훈련은 연례적으로 실시해 온 방어적 성격의 컴퓨터 시뮬레이션 위주의 지휘소훈련으로, 실병기동훈련은 없다"고 밝혔다.
이같은 발표 내용이 한미 양국 군 당국 간 조율을 거쳐 나온 것이란 점을 고려하면, 최근 북한이 '안보 위기'를 경고하며 한미연합훈련에 강한 적대감을 드러낸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 국무부도 지난 10일(현지시간) 한미연합훈련이 순전히 방어적 성격이라면서 북한에 대해 적대적 의도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한미연합훈련이 이미 3년째 실기동 훈련 없이 진행돼 온 데다 시뮬레이션 훈련에도 북한이 반발해왔다는 점에서 훈련 개시와 함께 '맞불'을 놓을 가능성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가능성이 거론된다. 3천t급 잠수함 진수나 다양한 포를 동원한 화력시험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도 지난 11일 담화에서 한미연합훈련 관련 "연습의 규모가 어떠하든, 어떤 형식으로 진행되든 우리에 대한 선제타격을 골자로 하는 작전계획의 실행준비를 보다 완비하기 위한 전쟁시연회, 핵전쟁 예비연습"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한편, 전반기 훈련 때 시행되지 않았던 미래연합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이 이번에도 무산되면서 전작권 전환 일정에도 또 한번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FOC 검증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을 행사할 미래연합사령부의 지휘 능력 등을 검증 평가하는 것으로, 전작권 전환 작업의 핵심 사항이다.
그러나 FOC 검증이 코로나19 상황 등으로 계속 미뤄지면서 연내 전작권 전환 시기를 도출하겠다던 한국군 및 정부 계획이 무산됐을 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부 임기 내에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양국 군 당국은 지난 훈련 때와 마찬가지로 한국군 4성 장군(대장)이 지휘하는 미래연합사 주도의 전구(戰區) 작전 예행 연습만 일부 실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빛나 기자 shin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1/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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